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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우리 정부와 비교될 것"... 文의 잇단 尹 견제, 왜?

입력
2022.05.0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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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뒤집기"에 "성과 지키기"로 대응
언론 향해서도 "때론 편향적이기도 해"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백서 발간 기념 국정과제위원회 초청 오찬에 참석하며 탁현민 의전비서관에게 보고받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백서 발간 기념 국정과제위원회 초청 오찬에 참석하며 탁현민 의전비서관에게 보고받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9일 퇴임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거듭 각을 세우고 있다. '신중하고 절제된 태도'를 보여온 문 대통령으로선 이례적인 모습이다. 정권 교체기에 현직 대통령이 침묵을 지킬 필요는 없지만, 최근 문 대통령의 발언은 빈도나 수위가 '선'을 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 우리 정부와 비교될 것”

문 대통령은 4일 청와대에서 현 정부 국정과제위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다음 정부는 우리 정부의 성과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다시피 하는 가운데 출범하기 때문에 더더욱 우리 정부의 성과ㆍ실적ㆍ지표와 비교를 받게 될 것”이라며 "철학이나 이념을 떠나 우리 정부가 잘한 부분들은 더 이어서 발전시켜 나가고, 부족했던 점들은 거울 삼아서 더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3일△검찰권 강화 △부동산 감세 △탈원전 폐기 등을 선언하며 ‘문재인 정부 뒤집기’에 나선 것에 우회적으로 우려를 표한 것으로 해석됐다.

노무현 정부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의 성과 또는 업적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높이 평가되고 있다”며 "통계 비교를 볼 때마다 노무현 정부가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경제와 안보에서도 (다른 정권보다) 훨씬 유능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점점 많이 알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역시 지금은 박한 평가를 받지만, 역사는 다르게 평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을 견제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손석희 전 앵커와와 퇴임 인터뷰를 하면서 “(윤 당선인 측이) 잘 알지 못한 채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하면 그것은 조금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하는 게 제 의무”라고 했다. 지난달 29일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대한 국민청원 답변에선 “국가의 백년대계를 토론 없이 밀어붙이면서 소통을 위한 것이라고 하니, 무척 모순적이라고 느껴진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윤 ‘문재인 뒤집기’ 문 ‘성과 지키기’

윤 당선인의 ‘문재인 뒤집기’에 맞서 문 대통령도 ‘성과 지키기’를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감사원 인사권 행사 주체 등을 두고 윤 당선인 측과 건건이 부딪히며 쌓인 감정을 문 대통령이 참지 않고 터뜨리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다만 차기 정부의 국정동력을 훼손할 수 있는 발언은 '문 대통령답지 않다'는 얘기도 정치권에서 오르내린다. 문 대통령이 '국민 통합'을 임기 말의 화두로 제시한 것과도 배치된다. 국민의 선택을 받아 출범하는 새 정부에 떠나는 정부가 협조하는 관례를 지켜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문 대통령도 수차례 '안정적인 권력 이양'을 약속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4일 오찬에서 언론을 향한 불편한 심기도 숨기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국정이 항상 공개되고 언론이 취재해 모든 것이 기록될 것 같지만, 때로는 언론은 편향적이기도 해서 전체 국정 기록을 남기는 것은 정부가 해야 할 책무”라고 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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