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수많은 거짓 해명하고도 버텨...윤석열의 공정과 상식이 이런 수준"

입력
2022.05.04 11:00
수정
2022.05.0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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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호영 청문회서 "허위 발언·심각한 문제 발견" 주장
"버티는 정호영, 윤석열 '공정과 상식' 수준 보여줘"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쓰고 있다. 오대근 기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쓰고 있다. 오대근 기자

3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도중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이 정 후보자의 '허위 해명'을 문제 삼아 "인사청문회를 하는 의미가 없다"며 집단 퇴장했다.

해당 청문회에 참석했던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4일 정 후보자가 해명에 불성실했던 것이 "인사청문회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그가 자진사퇴하지 않고 버티는 것에는 "임명권자(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의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주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한 것에 대해 "(정 후보자의 해명에) 허위 사실이 발견됐고, 자료 제출을 계속 거부해 오다 뒤늦게 오후 6시가 넘어서 제출한 자료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발견했다"면서 "저희가 수사기관이 아닌데 더 이상 청문회를 하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딸 시험 면접자 거짓 진술·늑장 제출 아들 자기기술서 문제 제기


김성주(왼쪽 네 번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가 제출한 아들의 MRI 자료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성주(왼쪽 네 번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가 제출한 아들의 MRI 자료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오대근 기자


고 의원이 밝히는 '심각한 문제점'이란 ①정 후보자 딸의 면접 점수를 준 평가위원이 다른 면접자에게 만점을 주지 않았음에도 후보자가 "다른 면접자에게도 만점을 줬으니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해명한 점 ②정 후보자 아들의 의대 입시 당시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 전형에서 제출된 자기기술서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동일했음에도 평가된 점수는 40점이나 차이가 난 점이다. 2017년 자기기술서는 이날 저녁에야 제출됐다.

정 후보자의 딸은 경북대 의대 편입학 1단계 서류평가에서 저조한 성적을 받았지만 2단계 구술면접에서 만점을 얻어 당락을 뒤집었는데, 정 후보자와 연결된 심사위원들이 평가를 결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 상태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 측은 "동일 심사위원이 다른 면접자에게도 만점을 줬다"고 해명했다가, 이날 청문회 막판에 "다른 만점자는 동일 심사위원이 심사하지 않았다"고 정정했다.

고 의원은 "정정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면서 "수많은 기사들이 쏟아짐에도 단 한 번도 해명하거나 바로잡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인사청문회에 와서야 정정하겠다는 것은 인사청문회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의 아들이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의대 편입학에 응시할 당시 제출한 자기기술서는 "표준어에 적합하지 않은 잘못된 단어조차도 똑같을 정도로 완전히 복붙해서 쓴 것"으로 드러났다. 고 의원은 사실상 동일한 자료를 놓고 동일한 기준으로 진행된 평가임에도 점수가 최소 40점의 차이가 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 후보자 아들은 2017년 의대 편입학 응시에서 1단계 서류평가 통과에 실패한 후 2018년 지방 거주자를 위한 특별전형이 신설되고서야 합격했다. 응시 전형은 변경됐으나 1차 서류평가 절차 자체는 같았다는 게 고 의원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 측은 "애초에 지역인재특별전형은 대구·경북 소재 고교·대학 졸업생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상대평가로 인해 점수가 오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호영, 수많은 의혹에도 아무 문제 없다고 당당히 얘기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고 의원은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정 후보자가 자진사퇴하지 않는 것에 대해 "장관 후보자로 나온 사람들은 본인의 의지로 사퇴하거나 그러지 않는다"면서 사실상 윤석열 당선인의 의중이 들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많은 의혹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후보자가 너무나 당당하게 나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얘기하는 걸 보면 윤석열 당선인의 의지가 아니겠는가라는 생각"이라면서 "윤석열 당선이이 제일 많이 했던 얘기가 공정과 상식인데, 정호영 후보자의 일련의 비리의혹들을 보면 윤석열 당선인의 공정과 상식의 수준이 바로 그런 것이구나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고 의원은 검찰수사권 분리법안 처리가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양당이 충돌한 책임을 국민의힘에 돌렸다. "국민의힘이 의총을 통해 총의를 모았던 합의안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전화 한 통으로 뒤집었다"면서 "입법권자로서의 자존심을 스스로 내팽개쳤다"고 비판했다.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등 검찰개혁 법안의 후속 작업을 진행할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국민의힘이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에도 "입법기관의 역할을 할 것이냐 안 할 것이냐의 문제만 남아 있는 것"이라면서 "입법기관으로서 자존심과 명예를 되찾겠다 하면 국회 안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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