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인사청문회 9일로 연기… '소통령' 길들이기?

입력
2022.05.03 19:00
수정
2022.05.03 19:1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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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4일 진행하기로 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전격 연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실한 자료 제출 등을 연기 이유로 들었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소통령'이라고 비판해온 한 후보자에 대한 길들이기 차원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15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첫 출근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juicy@hankookilbo.com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15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첫 출근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juicy@hankookilbo.com


청문회 전날 전격 연기… "자료제출∙증인채택 부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3일 한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일정을 취소했다. 이후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오는 9일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요구한 자료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고 그나마 받은 자료는 도저히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부실했다"며 "(한 후보자가) 가족 관련 자료 제출을 일체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이 요구한 청문회 증인을 국민의힘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검증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후보자 가운데 청문회 일정을 확정했다가 연기한 것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이어 두 번째다.

한 후보자가 비판한 '검수완박' 입법 국면 감안

국민의힘은 청문회 연기에는 민주당 의도가 반영돼 있다고 본다. 예정대로 청문회를 개최할 경우, 민주당이 강행 처리하고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대한 문제점을 한 후보자의 입을 통해 듣는 자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주엔 청문회가 집중돼 있어 민주당이 낙마 대상으로 꼽는 한 후보자 청문회에 대한 관심 분산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그만큼 검수완박 국면에서 국민 앞에서 한 후보자와 치열하게 논리적 정면승부를 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민주당에서도 청문회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없지 않았다. 일찌감치 '낙마 대상'으로 점찍었지만 낙마 또는 자진사퇴를 촉구할 만한 치명적 결함을 찾지 못한 만큼 시간 벌기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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