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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권=적' 국방백서에 다시 넣는다... 새 정부 안보기조 '보수 본색' 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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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3일 공개한 110대 국정과제에서 윤석열 정부의 ‘보수 본색’이 가장 극명히 드러난 분야는 외교안보다. 문재인 정부 국방백서에서 사라진 ‘북한 정권ㆍ북한군=적’ 표현의 부활을 예고했고, ‘한반도 비핵화’ 대신 ‘북한 비핵화’ 개념을 썼다. 새 정부가 중시하는 미국의 핵우산과 확장억제력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다.
북한 비핵화와 ‘경제협력’을 연계하겠다는 대목에선 이명박(MB) 정부 대북기조인 ‘비핵ㆍ개방 3000’이 연상된다. 과거로의 회귀인 셈이다. 논란을 의식한 탓인지 윤 당선인이 공약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한반도 추가 배치’가 빠진 점도 눈에 띈다.
인수위는 이날 장병 정신전력과 관련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임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도록 국방백서 등에 명기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남북대화를 강조한 현 정부에서 “군이 북한 눈치를 본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국방백서는 2년마다 발간되는데 해당 표현이 들어간 국방백서는 박근혜 정부 말인 2016년이 마지막이었다. 현 정부 출범 뒤 2018년, 2020년에는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은 우리의 적”이라고만 명시됐다.
윤 당선인은 대선후보 시절 페이스북에 “북한은 주적”이라는 한 줄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다만 2004년 이후 사라져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에서도 쓰지 않은 ‘주적’ 표현이 부활할지는 미지수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앞서 국회 답변서에서 “북한이 다양한 형태의 도발을 지속하는 한 적으로 봐야 한다”면서도 “국방백서에 어떻게 표현할지는 신중히 판단하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한반도에 사드를 추가 배치하겠다는 내용은 끝내 국정과제에 포함되지 않았다. 윤 당선인 주장과 달리 사드가 수도권 방어에 부적합하다는 의견과 중국 반발 등을 두루 고려해 아직 시기상조라고 판단한 듯하다. 대신 인수위는 북한 미사일 대응책으로 “다층방어체계 개념과 체계를 발전시키겠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사드’로 불리는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 L-SAM 조기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사드 추가 배치는) 깊은 논의를 해봐야 된다”며 즉답을 피했다. 현재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는 주한미군 자산이다.
또 올해 하반기부터 연대급 이상의 한미연합 야외기동훈련(FTX)이 재개되고, ‘한국형 3축체계(킬체인ㆍ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ㆍ대량응징보복)’ 개념도 다시 등장했다. 모두 현 정부에서 중단되거나 폐지됐던 정책이다.
북한 비핵화 구상은 MB식 접근법을 사실상 계승했다. 인수위는 “비핵화 과정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된 경제협력 비전을 제시하고 실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반발을 고려해 ‘보상’ 표현을 ‘경제협력’으로 대체한 정도가 다를 뿐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하면 1인당 주민소득을 3,000달러까지 올려주겠다는 비핵ㆍ개방3000 정책은 차기 정부 국가안보실 1차장에 내정된 김태효 당시 대통령실 대외전략비서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중요성이 커진 ‘경제안보’ 분야는 관계 부처와 전문가로 구성된 신흥안보위원회를 총리 직속으로 설치해 요동치는 글로벌 공급망에 대처하기로 했다. 이미 대통령실에 경제안보비서관직 신설 역시 확정한 상태다. 미국과 ‘경제ㆍ안보 2+2 장관회의’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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