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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학 "유동규, 돈 맡겨놓은 빚쟁이처럼 굴어"

입력
2022.05.03 20: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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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정영학 녹음파일' 세 번째 재생
남욱 "4000억 도둑질, 완벽하게 하자"
檢 "김만배·유동규·정진상 의형제 언급"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을 받는 정영학 회계사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을 받는 정영학 회계사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재판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남욱 변호사에게 뇌물을 요구한 정황이 '정영학 녹음파일'을 통해 추가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준철)는 3일 유씨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 변호사 등에 대한 공판에서 정영학 회계사가 김만배씨 등과의 대화를 녹음한 파일에 대한 세 번째 증거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2014년 11월 5일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의 대화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재생하며, "통화 말미에 남 변호사가 '4,000억짜리 도둑질하는데 완벽히 하자, 문제 되면 게이트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도배할 것'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정민용 변호사에게 대장동 사업을 잘 부탁한다고 휴대폰을 만들어주면서 얘기한 부분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유씨가 남 변호사에게 뇌물을 요구한 정황도 공개됐다. 2013년 10월 정 회계사는 남 변호사에게 "지난번 '유유'가 갖고 오라고 난리 치는 것 들었다"며 "좀 심하더라, 돈 맡겨놓은 것처럼 빚쟁이 다루듯 하더라"고 말했다. 검찰은 정 회계사가 유씨를 '유유'라고 지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성남시장 시절 측근으로 꼽히는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과 김용 전 성남시의원이 김만배씨와 의형제를 맺었다는 대화 내용도 나왔다. 검찰은 2014년 6월 29일 남 변호사가 정 회계사와의 통화에서 "정 전 실장과 유 전 본부장, 김 전 의원과 김(만배)씨가 모여 의형제를 맺고, 김씨가 정 전 실장에게 대장동 사업 추진상황을 얘기했는데, 정 전 실장이 전반기에 다 끝내겠다고 말했다고 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로부터 3억5,200만 원의 뇌물을 받고, 대장동 개발사업 이익 가운데 700억 원가량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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