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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1만 명이나... 결코 촌스럽지 않은 이 산골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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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전북 완주군 경천면 한 산골마을에 모처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쳐 흘렀다. 전주에서 체험학습 온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들이 딸기청을 만든 후, 잔디밭에서 공을 차고, 집라인을 타며 신나는 하루를 보냈다. 코로나19로 2년 가까이 야외활동이 자유롭지 못했던 걸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아이들의 표정과 몸짓에는 생기가 넘쳤다. 이곳은 마을 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하고 있는 농촌체험마을 ‘경천애인 농촌사랑학교(이하 경천애인)’다.
농촌(어촌·산촌)체험마을이 전국적으로 840여 곳에 달하지만, 애초 계획대로 운영해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경천애인은 코로나19 이전까지 매년 1만 명이 방문한 모범 사례로 꼽힌다. 덕분에 해마다 1,000만 원의 마을발전기금도 낼 수 있었다. 지난 2년은 어쩔 수 없이 적자였지만 올해는 다시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종촌 대표는 가장 큰 비결로 주민 간 소통과 화합을 꼽았다. “사실 초기 시설에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금이 들어가기 때문에 어느 지역이나 주민 간 크고 작은 이권 다툼이 있습니다. 우리 마을은 그 과정이 짧고 원만한 편이었습니다. 감자 고구마 땅콩 캐기, 블랙베리(복분자)와 옥수수 따기, 곶감과 두부 만들기 등 계절별 체험은 마을 주민들이 주도합니다. 식당과 숙박 운영에 필요한 인력도 당연히 주민들이죠.”
경천애인의 성공에는 천혜의 자연 환경과 결코 촌스럽지 않은 시설도 한몫하고 있다. 체험장 바로 앞 구룡천의 얕은 개울은 여름철 물놀이장으로 변신하고, 주말을 제외하면 하천변 체육공원에서 축구 농구 배구 족구 등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주민들 대부분이 고령인 농촌마을에서 평일에는 사실상 놀리는 시설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유소년 축구클럽이 특히 많이 찾는다고 한다.
체험장에서 약 2㎞ 떨어진 운문골 편백나무숲도 마을의 자랑이다. 임도를 겸한 완만한 산길을 따라가면 왼편 산기슭에 편백나무가 빼곡하게 숲을 이루고 있다. 원줄기는 아직 굵지 않지만 키는 자랄 만큼 자라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입구에는 편히 쉴 수 있는 평상과 벤치를 설치해 놓았다. 나무 상자 안에는 책을 비치했다. 전체 산책로는 약 6㎞로 2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평상에 누워 한가롭게 책장을 펼치는 것만으로도 산림욕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경천애인의 또 다른 즐길거리는 깡통열차다. 일부를 잘라낸 드럼통을 연결해 열차처럼 끌고 구룡천 제방을 한 바퀴 돌아온다. 상황에 따라 편백나무숲까지도 운행한다. 완충장치가 없어 도로의 진동이 온몸에 그대로 전해지는데, 그게 이 깡통열차의 묘미다.
경천애인은 초가와 황토벽돌집 16채를 숙소로 운영한다. 외형은 한옥이지만 내부에 화장실과 욕실을 갖췄고, 3~6인용으로 가족이나 일행이 한 채를 쓰는 구조다. 투숙객은 체험 프로그램과 깡통열차를 제외한 수영장, 운동장, 자전거, 물놀이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어른들은 전혀 스릴을 느낄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낮고 안전한 집라인이 인기다. 인터넷(경천애인.com)으로 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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