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아픈데, 다시 코로나19 감염? 인후통 원인 다양

입력
2022.05.0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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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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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더니 마른 기침ㆍ가래와 함께 목 통증이 심해졌다. 코로나19 다시 감염된 것을 의심해 자가진단키트로 검사했는데 음성이었다.

그래도 불안한 마음에 이튿날 이비인후과를 찾아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했지만 역시 음성으로 확인됐다. 대신 이비인후과에서 후두 내시경검사한 결과, 후두에 염증이 확인돼 ‘역류성 인후두염’으로 진단됐다.

김씨처럼 최근 코로나19의 전형적인 증상 중 하나인 인후통으로 인해 코로나에 다시 확진된 것이 아닐까 염려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세영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인후통 증상으로 나타나는 질환에는 대표적으로 코로나19를 비롯해 인후염ㆍ역류성 후두염ㆍ편도선염 등이 있다”며 “이들 질환은 공통적으로 목 통증을 동반해 최근 코로나19로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우선 코로나19는 발열ㆍ권태감ㆍ기침ㆍ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과 가래ㆍ인후통ㆍ설사 등 개인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거나 무증상일 때도 종종 있다.

특히 최근 국내 유행 중인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목 통증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다른 질환과 달리 개인에 따라 후각과 미각을 잃는 경우로 구분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일반 독감이나 감기는 기침이나 근육통이 생긴 뒤 두통, 인후통, 발열, 설사, 구토 등의 순서로 증상이 생긴다. 반면 코로나19는 보통 발열, 기침, 인후통, 두통, 근육통, 구토, 설사 등의 순서로 발현된다. 인후통이 근육통보다 먼저 나타나는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

이세영 교수는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후각 이상을 객관적으로 감별하기 위한 선별 검사(Sniffing Bead System)를 시행하는데 코로나19 환자에서 최대 85.6%가 후각 기능 장애를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코로나19 환자는 필요에 따라 후각 기능 검사를 시행해 후각 장애 여부를 조기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인후통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인후염이 꼽힌다. 인두ㆍ후두에 바이러스나 세균 등으로 인해 염증이 생기는 흔히 말하는 목 감기에 해당하는 질병이다.

인후염은 초기에 인두에 이물감과 건조함 증상이 나타나다가 심해지면 통증 때문에 음식을 삼키기 어려워지며고열ㆍ두통ㆍ전신 권태ㆍ식욕부진ㆍ입 냄새가 생긴다.

또한 후두에 염증이 심해져 목소리가 쉬고, 귀 아래 부분이 아프기도 한다. 목이 마르고 아프며 간질거리고, 피로하면 증세가 심해져 쉰 목소리가 나고 소리를 내기가 힘들다.

코로나19와 증상이 유사한 인후염은 코로나19와 달리 맛을 느끼고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기침 증상이 약하거나 없고 통증이 목에 집중돼 있으며 코로나19와 달리 전신 근육통, 두통, 오한, 숨가쁨 등 증상은 드물다.

이세영 교수는 “인후염은 코로나19와 증상이 매우 비슷해 초기에는 구별하기 쉽지 않기에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항원검사나 PCR 검사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단순 인후염으로 진단되더라도 인후염 증상이 심하고 일상생활에 불편이 생긴다면 증상의 빠른 호전과 합병증 예방을 위해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인후통을 동반하는 질환 중 역류성 인후두염은 다른 질환과 같이 목에 무언가 걸린 것 같은 이물감이 공통된 대표 증상이다. 신물이나 쓴 물이 올라오는 느낌, 소화불량, 속이 타는 느낌 등이 함께 동반될 수 있다.

역류성 인후두염은 위의 내용물이 거꾸로 식도를 통해 인두ㆍ후두로 역류해 점막에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강한 산성화 물질인 위산이 위 점막 이외의 점막, 특히 인후두 점막에 상당한 자극을 줘 염증을 유발한다.

이세영 교수는 “최근 이비인후과에 내원하는 환자 중 인후통으로 인한 코로나19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 코로나19 검사는 음성인데 후두 내시경검사를 하면 역류성 인후두염으로 진단되는 환자가 많이 늘었다”고 했다.

이 같은 이유는 불규칙한 식습관과 과식, 활동량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음주와 흡연, 피로, 자극적인 음식 등이 역류성 인후두염의 원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 장기화로 야외 활동은 줄고 집에서 패스트푸드, 고지방식, 식도 점막을 자극하는 매운 음식 등의 배달 음식, 야식, 혼술을 즐기는 식습관과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 등으로 역류성 인후두염 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편도 내 세균 감염으로 발행하는 편도선염도 인후통 증상으로 인해 코로나19로 착각하기 쉬운 질환 중 하나다.

편도선염은 입안 목 주위와 코 뒷부분에 있는 림프기관인 구개편도, 설편도, 아데노이드(인두편도) 등의 편도선에 세균, 바이러스로 인한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초반에는 목 건조감과 발열, 연하통, 삼킴 곤란, 이통, 두통, 팔다리 통증과 요통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편도가 부으면서 커지는데, 급성 편도염은 침도 삼킬 수 없을 정도로 목이 아프며 열이 나고 몸이 춥고 떨리며 머리도 아프고 뼈 마디마디가 쑤시는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귀가 아프기도 한다.

장시간 마스크 착용에 따른 구강 내 위생 상태 악화로 편도염이 생기기 쉬우며, 일교차가 큰 날씨에 면역력이 떨어져 편도염이 생길 수 있다. 편도염도 인후통이 주증상이지만 기침은 없으며 후두 내시경검사를 하면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인후통 증상이 있으면 개인이 예단하거나 안일하게 대처하지 말고 코로나 자가진단검사를 시행한 뒤 결과에 따라 신속히 병원을 찾아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확인하고 정확한 질환 진단을 통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잦은 음주나 흡연으로 구강 점막이 건조해지면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아도 이물감이나 인후통이 생길 수 있으므로 충분한 수분 섭취 같은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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