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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검사에 법무부·검찰 수장 엇갈린 메시지… '수사 공정성' '검수완박은 독단'

입력
2022.05.02 19:01

박범계 장관 "검찰 수사 내·외부 통제 필요"
박성진 대검 차장 "형사사법제도 근간 흔들"

박범계 법무장관이 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과천=홍인기 기자

박범계 법무장관이 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과천=홍인기 기자

검찰청법에 이어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국회 표결을 하루 앞둔 2일 법무부와 검찰 수장이 신임 검사들에게 상반된 메시지를 내놓았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인권의 수호자로 깨어있는 검사가 돼달라"고 당부했다. 박 장관은 "검사에게 부여된 다양한 법률상 직무는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국민들 목소리를 진심으로 경청하고 그들과 함께 공감하려는 노력이 쌓여 비로소 신뢰받는 검찰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검수완박' 법안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입법 과정에서 전국 고검장들과 만나 논의했던 수사 공정성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합법적으로 인권침해를 수반하는 수사는 반드시 내·외부 통제를 받아야 그 정당성이 부여된다"며 "나홀로의 정의가 아니라 국민이 공감하고 납득하도록 검찰권이 행사돼야 한다"고 말했다.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신임검사들이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에게 신고 후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신임검사들이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에게 신고 후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장관에게 수사 공정성과 관련한 당부를 받은 신임검사들은 2시간 뒤 검찰 수장으로부터 검수완박 법안의 문제점에 대해 들었다. 김오수 검찰총장의 사표 제출로 총장 직무대리를 맡은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는 이날 오후 4시 대검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지난 한 달 사이 형사사법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헌법이 정한 검찰 제도를 부정하는 입법이 추진됐다"며 "이제 막 검사의 길에 나서는 여러분들도 매우 착잡하고 혼란스러운 심경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차장검사는 신임검사들 앞에서 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수사와 공소제기 및 유지를 담당한다. 수사는 공소제기·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활동이므로 기소와 분리·단절될 수 없다"며 "이런 본질을 흐리거나 호도하려는 시도가 있지만 여러분은 이 점을 분명히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신규 임용된 검사들은 제11회 변호사 시험 합격자 67명이다. 이들은 법무연수원에서 9개월간 교육과 훈련을 마친 뒤 일선 검찰청에 배치된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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