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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힘 자랑하다 망했다" 국민의힘, 검수완박 심판론 키우는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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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2일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이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완료를 하루 앞두고 여론전에 힘을 쏟았다. 특히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문재인 대통령만이 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막을 수 있다”며 문 대통령을 거듭 압박했다.
국민의힘도 문 대통령이 검수완박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그럼에도 읍소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건 민주당과 청와대의 ‘오만’과 ‘독주’가 부각될수록 6ㆍ1 지방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국민의힘이 웃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검수완박 거부권 행사는 5년간 실정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최소한 마지막이라도 대통령다운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3일 오전 10시 본회의에서 검수완박에 마침표를 찍는 마무리 법안,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예고했다. 이어 관련 법안을 의결하는 국무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입법을 막아달라는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문 대통령과 민주당을 싸잡아 비난하며 압박에 가세했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는 검수완박 법안 처리 과정에서 일사불란하게 공모하지 않았느냐”면서 “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기대도 안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예전에 힘 자랑하다 망해봤다”며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 당시 총선을 예로 들었다. 그는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이 노 전 대통령을 탄핵했다가 총선 패배로 천막당사까지 쳤는데, 다수당 폭거라고 했던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이 똑같이 하느냐”며 “검수완박은 ‘지민완박(지방선거 민심 완전 박탈)’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격 강도는 세지만 사실 국민의힘은 의석수에서 밀려 민주당을 저지할 수단이 없다. 전방위 여론전에 기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 입법 추진 변호사-시민 필리버스터’ 현장을 찾아 검수완박 반대 여론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은 검수완박 법안 처리 과정에서 일어난 폭력 사태의 책임도 민주당과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돌렸다. 특히 지난달 30일 박 의장이 검수완박 법안 중 검찰청법 표결을 위해 본회의장으로 이동하면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충돌한 점을 문제 삼았다. 임이자 의원은 “민주당의 입법 독재를 저지해야 할 의무가 있는 박 의장이 오히려 국민의힘 의원들을 무자비하게 밀쳐냈다”면서 사과를 요구했다.
국민의힘이 검수완박 입법 전쟁에서 문 대통령을 적극 소환하고 민주당 책임론을 부각하는 건 결국 지방선거와 맞닿아 있다. 검수완박 찬반 대치가 ‘문 대통령 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라는 신구 권력 평가 구도로 확장돼야 지지층 결집 및 선거 승리에 유리하다고 본다.
당 관계자는 “지방선거는 대통령 선거에 비해 투표율이 낮아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가급적 많이 모으는 게 관건”이라며 “민주당이 검수완박을 강행하고 문 대통령이 사실상 묵인하는 것도 핵심 지지층을 의식한 행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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