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흉기' 보복운전 부르는 끼어들기… 피해자 60%가 40대 이하

입력
2022.05.03 04: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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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욱 교수, 보복운전 유죄 판결문 분석 논문
정상운행 중 보복운전 피해 비율도 20% 달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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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간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보복운전 행위 가운데 40% 이상은 끼어들기에서 유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가 정상 운행을 했는데도 보복운전을 자행한 경우도 전체의 20%에 달했다. 피해 운전자의 60%는 40대 이하 젊은층이었다.

2일 한국공안행정학회보에 기고된 논문 '보복운전의 사건 유형별 피해 경향 분석'(저자 이장욱 울산대 경찰학과 교수)에 따르면, 2019년 7월~2021년 6월 전국 지방법원 및 지원에서 1심 판결을 내린 보복운전 형사사건 155건을 대상으로 보복운전 유발 행위를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끼어들기가 67건(43.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항의성 운행(항의, 상향등, 경적) 42건(27.1%) △정상적 운행(정속 및 서행운전, 비의도적 진로방해, 양보 거부) 30건(19.4%) △공격적 운행(욕설, 보복 및 난폭운전) 16건(10.3%) 순이었다.

피해 운전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30대 36명(23.2%) △40대 33명(21.3%) △50대와 20대 각각 21명(13.5%) △60대 13명(8.4%) △70대 이상과 10대 각각 2명(1.3%)이었다. 40대 이하 피해자 비율(59.3%)이 60%에 육박하는 셈이다. 27명(17.4%)은 연령이 확인되지 않았다.

피해 차량은 승용차가 89건(소형 24건·비소형 65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화물차가 24건으로 뒤를 이었다. 택시와 버스는 각각 17건과 15건이었다. 소형 승용차(경차 포함)를 상대로 보복운전을 한 가해 차량은 비소형 승용차가 19건(79.2%)으로 가장 많았고 화물차 3건(12.5%), 택시 2건(8.3%)이었다.

보복운전은 출근시간대인 오전 6~9시(8.4%)를 기점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다가 퇴근시간대(오후 6~9시, 21.3%)에 정점에 달했다. 이후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3시까지 야간시간대엔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보복운전 가해자에게 적용된 죄목은 특수협박죄가 79건(51.0%)으로 절반 이상이었으며 특수상해, 특수손괴죄, 도로교통법 위반죄 등도 적용됐다.

전문가들은 다른 교통법규 위반 행위와 달리 보복운전은 형법으로 의율돼 중형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운전자들에게 별도의 예방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장욱 교수는 "운전자 간 감정적 도발 행위가 보복 및 난폭운전으로 치달으면 참혹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당국 차원에서 신규 및 경력 운전자를 대상으로 차선 변경 요령 및 특별 교육 과정을 신설해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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