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실외 마스크 해제 첫날도 '착용모드'... "내 몸 스스로 보호"

입력
2022.05.02 17:00
수정
2022.05.02 17:51

노년층 절대적, 젊은층도 대부분 착용
일부는 마스크 착용 해제 자유 만끽
"다들 마스크 착용해서"....눈치족도 등장
달서구, '거대 원시인' 조형물 마스크 벗겨

실외 마스크 해제 첫 날인 2일 낮 12시쯤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대 북문에서 대부분의 대학생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박성현 기자

실외 마스크 해제 첫 날인 2일 낮 12시쯤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대 북문에서 대부분의 대학생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박성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대구는 실외 마스크 의무착용 조치가 해제된 2일에도 시민 대부분이 여전히 마스크를 벗지 않고 거리를 누볐다. 정부 조치보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다는 의식이 자리잡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쯤 노년층이 많은 대구 중구 달성공원 한켠에는 어르신 20여 명이 3, 4명씩 무리를 지어 그늘에 앉아 있었지만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이태규(74)씨는 "아직 코로나19 확산세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불안하다"며 "누가 뭐라고 해도 계속 마스크를 쓸 것"이라고 말했다.

달성군 화원읍 사문진나루터 인근 임시파크골프장에서도 노년층 50여 명이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리고 있었다. 오금자(73)씨는 "마스크가 바이러스는 물론이고 꽃가루나 햇빛도 차단하기 때문에 열심히 쓴다"고 말했다.

이날 낮 12시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대 북문 앞 횡단보도 신호등. 대학생 200여 명이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캠퍼스 밖으로 쏟아져 나왔지만 10여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이날 대구 번화가인 동성로에도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드물었다.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이날 조치가 크게 와 닿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수성구 대흥동의 한 회사에 근무 중인 회사원 황지원(25)씨는 "사무실에 오면 어차피 마스크를 써야 하기 때문에 실외마스크 해제가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며 "출근길에도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 당당하게 벗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대구 달서구 공무원들이 실외 마스크 착용의무가 해제된 2일 '거대 원시인' 조형물의 마스크를 벗기고 있다. 달서구 제공

대구 달서구 공무원들이 실외 마스크 착용의무가 해제된 2일 '거대 원시인' 조형물의 마스크를 벗기고 있다. 달서구 제공

달서구는 이날 '거대 원시인' 조형물에 씌웠던 대형 마스크를 718일 만에 벗기는 퍼포먼스를 했다. 달서구는 2020년 5월부터 이 조형물을 중심으로 '백신접종을 알리는 백신주사기 설치', '위드코로나와 함께 일상생활 복귀' 등 다양한 행사를 펼쳤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20년 10월13일 전국민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내렸으나 대구는 같은해 2월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5월8일 대중교통 마스크쓰기 의무화 행정명령을 내렸다.

실외 마스크 해제 첫 날인 2일 대구 중구 달성공원에서 어르신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앉아 있다. 박성현 기자

실외 마스크 해제 첫 날인 2일 대구 중구 달성공원에서 어르신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앉아 있다. 박성현 기자


박성현 기자 star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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