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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끝자리가 4번? 'A4 용지 크기' 닭장서 낳은 달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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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은 국민 한 명당 한 해 281개(2020년 기준)를 섭취할 정도로 친숙하고 영양 만점인 축산물이다.
정부는 2019년부터 좋은 달걀을 쉽게 고를 수 있도록 달걀 껍질에 생산 정보를 표시하는 ‘난각(卵殼)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달걀 표면에 표시된 정보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달걀 껍질에는 ‘산란일자’ 4자리, ‘생산자 고유 번호’ 5자리, ‘사육 환경 번호’ 1자리 등 달걀 정보를 나타내는 모두 10개가 숫자와 영문 표기가 찍혀 있다.
예를 들어 ‘1004AB38E1’라는 표기는 10월 4일 AB382E 코드를 가진 달걀 생산 농장에서 방사 사육해 낳은 달걀(1)을 뜻이다.
마지막 숫자는 ‘사육 환경 번호’를 뜻한다. 달걀을 낳는 산란계를 농장 환경에 따라 1~4번으로 나뉜다.
1번은 닭을 방사 사육해 낳은 달걀을, 2번은 케이지(우리)에 가두지 않고 실내에서 사육한 닭이 낳은 달걀을 뜻한다. 1~2번 달걀은 건강한 환경에서 사는 닭이 낳은은 ‘동물 복지 달걀’로 볼 수 있다.
3번은 개선된 케이지(0.075㎡/마리)에서 있는 닭이 낳은 달걀을 뜻하며, 4번은 ‘배터리 케이지’로 불리는 공장식 사육 환경(0.05㎡/마리, 참고로 A4용지 크기는 0.6㎡)에서 키운 닭이 낳은 달걀이다. 4번 달걀이 시중에 유통되는 달걀의 96% 정도를 차지한다.
축산법 시행령이 개정돼 4번 달걀은 2025년 9월부터 사라지게 됐다. 달걀 생산 농장은 현재의 케이지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닭을 사육해야 한다.
배터리 케이지라는 말은 전쟁에서 대포를 정렬하듯이 동일한 케이지를 여러 개 병렬한다고 해서 ‘포열(battery)’에 비유해 이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케이지 하나의 크기는 가로 50㎝, 세로 50㎝, 높이 30㎝인데 축산법 시행령에 따라 최대 9단까지 쌓아서 사용할 수 있다. 한 케이지에서 산란계 6~8마리가 사육된다.
2018년 7월 이후 산란계 최소 사육 기준은 마리당 기존 0.05㎡에서 0.075㎡로 케이지 공간이 넓어졌다. 0.075㎡는 A4용지(0.6㎡)의 1.2배 정도다.
현재 케이지 공간은 닭 날개를 펼 수는 있지만 날갯짓을 하지 못할 정도(날개짓을 하려면 0.198㎡ 공간이 필요하다) 비좁다. 배터리 케이지에서 사육되는 닭은 사는 동안 본능적인 행동인 날갯짓도 하지 못한 채 삶을 끝내게 된다.
닭은 자연 상태에서는 1년에 6~12개 정도 알을 낳지만 배터리 케이지에서는 1년에 300개까지 낳을 수 있기에 달걀 생산 농장에서는 배터리 케이지를 선호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1,464개 달걀 생산 농장에서 닭 7,270만 마리(통계청, 2019년 기준)가 있는데, 케이지 사육 닭은 96%, 동물 복지 농가에서 사육되는 탉은 4%를 차지한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달걀 10개 중 9개 이상이 4번 달걀인 셈이다.
동물 복지 인증을 받으려면 닭의 배터리 케이지 사육을 금지하고 1㎡당 9마리 이하, 횃대 설치 등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기준을 맞추기 까다롭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닭이 케이지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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