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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암’ 췌장암, 2명 가족력 있으면 발병 위험 10배

입력
2022.05.0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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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생존율이 13.9%에 불과해 '최악의 암'으로 불리는 췌장암이 최근 4년 새 30% 가까이 증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5년 생존율이 13.9%에 불과해 '최악의 암'으로 불리는 췌장암이 최근 4년 새 30% 가까이 증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악의 암'으로 불리는 췌장암 환자가 최근 4년 새 29.4% 증가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췌장암 진료 현황(2016~2020년)’에 따르면, 췌장암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16년 1만6,086명에서 2020년 2만818명으로 늘어 연평균 6.7%씩 증가했다.

류지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5년 생존율이 13.9%에 불과한 췌장암은 발생 원인을 특정할 수 없지만 노화ㆍ흡연 경력ㆍ만성 췌장염 등이 위험 인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류 교수는 “췌장암은 특히 유전자나 가족력에 따라 발병 확률이 크게 증가한다”며 “집안에 췌장암 환자가 2명만 있어도 췌장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10배 이상 높아지는 고위험군(가족성 췌장암)”이라고 설명했다.

췌장암 5년 생존율이 13.9%에 불과한 것은 우선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이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복통 등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증상이 나타났을 땐 이미 상당히 병이 악화한 상태다.

둘째, 수술이 까다롭다. 췌장암을 치료하는 최선은 수술이지만 진단 시점에서 수술 가능성은 20% 미만으로 낮다. 3기는 암세포가 췌장 주변 동맥까지 침범한 상태고, 4기는 암세포가 간 등 다른 장기로 원격 전이된 상태라 수술이 어렵다.

셋째, 재발 가능성이 높다. 다른 암은 1기에 발견해 수술하면 생존율이 95~100%이고 항암 치료도 필요하지 않다. 반면 췌장암은 재발이 잦아 수술 후 5년 생존율도 30%로 낮다. 수술 후 항암 치료로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

췌장암의 주증상은 복통, 식욕 부진, 체중 감소, 황달 등이다. 일반적 췌장 질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하는 내분비 기능과 소화 효소를 분비해 지방 분해를 돕는 외분비 기능을 담당한다. 따라서 췌장이 손상되면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겨 당뇨병에 걸리거나 지방 소화가 어려워져 기름진 변을 볼 수 있다.

식욕 부진, 체중 감소, 황달 등이 나타나면 췌장암을 의심해야 한다. 이 가운데 황달은 눈 흰자나 피부가 노랗게 착색되는 증상으로, 십이지장에서 분비된 담즙(쓸개즙)이 딱딱해진 췌장으로 인해 내려오지 못하고 핏속에 고여서 발생한다.

황달은 비교적 조기에 나타나므로 황달이 생겼을 때 발견된 췌장암은 수술할 가능성이 높다. 췌장암이 의심돼 병원에 내원하면 1차적으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나이ㆍ가족력ㆍ흡연ㆍ당뇨병 등 위험 인자 여부를 고려할 때 췌장암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판단되면 복부 초음파검사를 하기도 한다. CT 결과에서 췌장암 여부가 불확실하면 추가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의심 부분을 정밀 검사할 수 있다.

췌장암 치료법은 사용하는 약 종류에 따라 3제 요법(5-FU 외 2개 약제 사용)과 2제 요법(젬시타빈, 아브락산)으로 구분한다.

3제 요법은 한 달에 두 번 2박 3일간 입원하며 항암제를 투약하는 치료법이다. 2제 요법은 투약 시간이 30분 정도로 짧아 1주일에 한 번씩 투약이 이뤄진다. 약물 내성이 생겨 효과가 떨어지면 다른 치료법으로 넘어갈 수 있다. 항암제는 세포 독성 약물이어서 간혹 정상 세포를 공격하기도 한다. 췌장암은 항암제 장기 투약 시 콩팥ㆍ신경계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췌장을 평소 건강하게 관리하려면 음주와 흡연을 절제해야 한다. 음주와 흡연은 췌장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성 췌장염 발병 확률을 높이기 때문이다. 비만도 췌장에 좋지 않으므로 과다한 지방 섭취를 피하고 적절한 운동으로 표준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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