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기능 1년 내 60mL 이상 줄면 폐암 위험 2.44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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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기능이 급속히 저하되면 폐암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현우 서울시 보라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팀이 2001~2019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데이터를 활용해 40~69세 8,549명을 선별해 폐 기능 검사 결과 및 연구 기간 내 폐암 발병률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 전체 대상자 중 15.1%에서 폐 기능의 급속한 감소가 확인됐으며 폐암의 조발생률(10만 명당 발생 환자)는 35명이었고, 45세 이상이거나 30년 이상 흡연한 경우, 기저 폐 기능 검사(FEV1/FVC, FEF25-75, FEV1) 수치가 낮은 사람에게서 폐암 발병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연구팀은 ‘1초 내 강제 호기량(FEV1)’이 1년 새 60mL 넘게 줄었으면 ‘급속 폐 기능 감소’로 정의했으며 연령ㆍ성별ㆍ흡연 등 혼란 변수를 조정한 Cox 회귀 분석 모델을 이용해 폐 기능 차이에 따른 폐암 발병 위험도(HR, Hazard Ratio)를 평가했다.

Cox 회귀 분석 결과, 폐 기능이 급속히 감소한 것이 폐암 발병의 독립적인 위험 인자로 드러났다.

급속 폐 기능 감소군은 그렇지 않은 정상군과 비교해 폐암 발병할 위험이 2.44배가량 높았다.

연구팀은 기존 폐암 선별 검사 대상자 기준에 급속 폐 기능 감소자를 추가하면 폐암 위험 대상자를 더 정확히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현우 교수는 “이번 연구로 급속한 폐 기능 감소가 폐암 발병의 잠재적 바이오 마커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 교수는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기도 내 염증성 사이토카인 발현이 증가하면 폐 기능 감소가 가속화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기도 내 염증이 폐암 발병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폐암은 암 사망 원인 1위일 정도로 생명을 위협하는 암이므로 짧은 기간에 폐 기능이 급격히 저하됐으면 재빨리 가까운 병원을 찾아 폐 건강 상태를 진단받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미국흉부의사협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인 ‘흉부(CHEST)’ 3월 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