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장 증후군(Leaky gut syndrome)’ 피하려면…

입력
2022.04.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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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건강 칼럼] 황성욱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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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腸)은 소화, 흡수, 배설 기능을 담당한다. 장내에는 수많은 장내 미생물과 함께 각종 부산물, 항원, 독소 등이 있다. 평소에는 장내 면역체계와 장내 미생물이 균형을 이루며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지만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기면 다양한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장내 면역체계 중 1차 방어벽 역할을 하는 곳이 장관 점막세포다. 장관 점막세포는 세포 사이의 간격을 일정하고 치밀하게 유지하고 있으며, 손상이 가해지면 세포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장관 투과성이 높아진다.

이후 장관 내 이물질이 우리 몸으로 들어오거나 반대로 장관 내로 우리 몸의 물질이 새는 현상이 벌어지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증상과 질환을 ‘새는 장 증후군(Leaky gut syndrome)’이라고 한다.

새는 장 증후군은 아직 하나의 질환으로 정립돼 있다기보다 하나의 현상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 관련 있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음식물 알레르기, 염증성 장 질환(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과민성 대장증후군, 비알코올성 지방간, 간경화, 전신성 홍반성 낭창(루프스), 류머티즘 관절염, 불안장애, 우울증, 자폐, 만성 피로증후군, 아토피 피부염, 1형 당뇨병, 천식 등이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새는 장 증후군 유병률은 관련 질환에 따라 10~80%까지 보고되고 있다. 원인으로 자극적 음식, 과도한 음주, 만성 스트레스, 진통제(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항생제, 스테로이드, 항암 요법, 부패 음식이나 독성 물질 섭취 등이 제시된다.

진단을 위해서는 락툴로스/만니톨 검사, 폴리에틸렌글라이콜 및 방사성 동위원소 등을 이용한 투과도 검사 등을 시행한다. 수소 호기 검사를 이용해 간접 평가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관련 증상이 있으면 우리가 알고 있는 주요 질환을 먼저 의심하고 검사를 해야 하며, 새는 장 증후군 진단ㆍ검사는 부수적인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새는 장 증후군의 증상 개선 및 예방을 하려면 지나치게 자극적인 음식, 과도한 음주,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해야 한다. 진통제ㆍ항생제 등을 장기간 불필요하게 복용하는 것도 좋지 않다. 밀가루 음식이나 유제품이 증상을 일으킨다면 줄이거나 중단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황성욱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황성욱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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