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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돈 벌면 나눠 갖고, 주가 오르면 판다…일석이조 '배당주' 투자해볼까

입력
2022.05.01 10:30
수정
2022.05.01 22: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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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환원·경기 둔화에 배당주 부각
배당수익률 17년 1.86%→21년 2.32%
지속 가능 기업에 투자해야 이익

편집자주

친절한 ‘금융+자산’ 설명입니다. 어려운 금융을 알면, 자산 쌓기도 쉬워집니다.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 유입에 1% 상승 마감한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거래일보다 27.56포인트(1.03%) 오른 2695.05를 나타내고 있다. 뉴스1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 유입에 1% 상승 마감한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거래일보다 27.56포인트(1.03%) 오른 2695.05를 나타내고 있다. 뉴스1

미국 증권가에는 'AT&T Grandpa(할아버지)'로 불리는 투자자들이 있습니다. 미국 최대 통신사인 AT&T 주식에 투자해 분기마다 지급받는 쏠쏠한 배당금으로 생활을 꾸려가는 은퇴층을 뜻합니다. 투자 귀재 워렌 버핏도 AT&T 같은 배당주인 코카콜라, P&G(가정용품 제조업체)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P&G는 132년 연속 배당금을 지급하고, 코카콜라는 59년 동안 배당금을 늘려 온 대표적인 고배당 기업입니다. 버핏과 미국의 은퇴 투자자가 이런 배당주를 선호하는 이유는 정기적으로 배당금을 받고, 주가가 오르면 차익 실현도 노릴 수 있어서죠. '꿩 먹고 알 먹기'인 셈입니다. 한국 역시 최근 주주에 배당금을 더 주려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어, 배당주가 갈수록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버핏이 사랑한 배당주, 한국에서도 점점 인기

배당은 상장사가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이익의 일부를 주주들에게 보유 지분만큼 나눠 주는 것을 말합니다. 연말 결산을 통해 1년에 한 번 배당을 결정하는 대부분의 기업은 배당 기준일인 12월 30일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에게 이듬해 배당금을 지급합니다.

손해를 본 회사는 배당을 할 수 없지만, 반대로 이익이 크게 증가한 곳은 그만큼 배당도 확대할 수 있습니다. 전년 대비 434.1% 뛴 영업이익을 반영해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5,000원에서 5만 원으로 높인 효성티앤씨는 기업 실적과 배당과의 관계를 잘 보여줍니다. 최근 분기 배당을 결정한 KB국민은행의 적극적인 배당 정책 뒤에도 실적 개선이 있습니다.

과거 배당금은 개인 투자자가 종목을 고를 때 크게 눈여겨본 사안은 아니었습니다. 주가가 오르면 팔고, 떨어지면 사는 기본적인 투자 전략에 충실한 투자자가 많았던 데다 배당금 규모 자체도 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배당금, 주가 주춤해도 확실한 수입원

하지만 배당주를 향한 시선은 갈수록 전과 달라지고 있습니다. 우선 상장사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따른 주주 환원 정책으로 배당금을 점점 늘리고 있는 게 한 요인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 대비 배당금 규모인 배당수익률은 코스피 상장사 기준 2017년 1.86%에서 지난해 2.32%까지 올랐습니다. 기업이 그만큼 이익을 주주에게 더 많이 나누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불확실한 시장도 배당주 인기를 키우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대·내외 변수로 주가가 떨어지는 기업이 적지 않은 가운데 배당금은 확실한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서죠.

안정적으로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는 배당주의 특성은 상대적으로 투자 성향이 보수적인 중장년층을 끌어모으기도 합니다. 실제 2020년 기준 50대 이상은 전체 배당금 지급액의 73.5%(2020년 기준)를 휩쓸어 갔습니다. '한국판 AT&T 할아버지'가 우리 배당주 시장도 주름잡고 있는 셈입니다.

조승빈 대신증권 장기전략리서치부 팀장은 "경기가 좋을 때는 주가 상승 기대감을 반영해 수익률에 초점을 두고 투자하는 반면 경기 둔화기엔 배당수익률이 부각된다"며 "이런 이유로 올해 증시는 주춤하고 있지만 배당주는 상대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찬바람 불면 배당주 투자? '벚꽃 매수'가 팁

그럼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 짭짤한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을까요. 은행주, 보험주, 통신주 등이 배당주 시장의 강호로 꼽힙니다. 경기가 악화돼도 꾸준히 실적을 내 배당금을 안정적으로 지급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경기와 무관하게 탄탄한 고객층이 있는 미국의 코카콜라, P&G, AT&T도 마찬가지 특성을 지녔습니다.

배당주는 투자 시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찬바람이 불면 배당주에 투자하라'는 게 증권가의 격언인데요. 배당기준일인 연말까지 고배당주에 투자자가 몰리는 점을 감안하면, 한발 앞선 11월에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하지만 최근엔 이 격언을 거꾸로 활용하는 투자법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바로 연초에 배당주를 사는 '벚꽃 매수'인데요. 배당기준일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틈을 타 배당주를 노리는 투자 전략입니다.

배당주 투자를 할 때 유의할 점도 물론 있습니다. 배당수익률이 높다고 마냥 좋은 투자처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현재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장사는 △이크레더블(14.32%) △효성티앤씨(12.09%) △한국ANKOR유전(11.73%) 등이 있는데요. 배당주 투자시 배당수익률보다 기업이 배당금을 꾸준히 지급하는지, 금액은 증가하고 있는지 따져보는 게 더 중요합니다. 지속 가능한 기업에 투자해야 배당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용구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한국 기업이 폭발적인 성장에 뒤따르는 이윤으로 과감하게 재투자를 하던 시기가 지나면서 여윳돈을 주주 배당에 쓰려는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다만 시세 차익이 핵심인 주식 투자에서 배당은 보완적인 개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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