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문 대통령 훈수에 "대꾸 안 한다"는 윤 당선인… 물밑선 부글부글?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이에 또다시 찬바람이 불고 있다.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이전 등에 우려를 표하며 공개 훈수를 두자, 윤 당선인 측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골자로 한 수사권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둘러싼 갈등도 수면 아래서 부글부글 끓고 있다. 정권 이양을 불과 보름도 채 남겨 두지 않은 신구 권력 갈등이 재현될 기세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공개한 손석희 전 앵커와의 대담에서 윤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계획에 대해 "별로 마땅치 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대해서도 "필요한 이유를 잘 알지 못한 채 폐지하는 건 맞지 않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윤 당선인이 대선기간 밝혔던 북한 선제 타격론에 대해서도 "국가 지도자로서 적절치 못하다"고도 했다. 정치 경험이 많지 않은 윤 당선인을 우려하는 내용들이었다.
윤 당선인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윤 당선인은 27일 출근길에 '문 대통령 지적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현직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이 만담을 주고받듯 일일이 대꾸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 간 장외 공방이 계속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이 집무실 이전 계획을 평가절하한 데 대한 반발도 있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 있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을 먼저 성찰해야 되는 게 아니냐"며 "윤 당선인과 지난달 회동 때 '어디를 가든 차기 대통령의 몫'이라던 문 대통령의 말씀을 지켜 달라"고 되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에서 검수완박 입법 강행에 나선 점을 들어 문 대통령을 압박하기도 했다. 배 대변인은 "문 대통령께서 남은 임기 며칠 동안 국민만 생각하시길 바란다"며 "특히 헌법 가치를 수호하는 모든 일에 관심을 갖고 책무에 집중해주실 거라 믿는다"고 했다. 윤 당선인이 검수완박 법안에 위헌 요소가 많다고 보는 만큼, 검수완박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에둘러 언급한 것으로 읽힌다.
장제원 비서실장도 이날 윤 당선인 취임 후 검수완박 법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새 정부에서 국민 의견을 묻겠다는 뜻이다. 검수완박 법안을 둘러싼 양측 간 확연한 입장 차이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양측이 충돌할수록 윤 당선인의 정치적 부담이 커지는 건 부담이다. 여야 간 대치가 지속될수록 새 정부 1기 내각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현 대통령과 새 대통령 사이의 허니문이 아예 없는 것도 드문 일"이라고 지적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