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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ICBM부터 신형 SLBM까지… '핵탄두 장착 ' 미사일 총집결

입력
2022.04.27 04: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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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무기 없이 '실전 미사일' 전부 등장

2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경축 열병식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이 등장하고 있다. 평양=AP 뉴시스

2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경축 열병식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이 등장하고 있다. 평양=AP 뉴시스

‘역대 최대 규모’라는 분석에 걸맞게 북한이 25일 연 심야 열병식에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각종 미사일을 총동원했다.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괴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부터 소형화된 전술핵무기를 탑재해 수도권을 위협할 신형 전술유도무기까지 망라하며 핵 위협을 노골화했다는 평가다. 기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보다 더 길어진 ‘신형 SLBM’도 포착됐다.

길이 늘어난 '신형 SLBM' 첫선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제공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제공

26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 사진을 공개했는데, 특히 신형 SLBM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월 8차 노동당 대회 기념 열병식 때 처음 등장한 북극성-5형에 비해 길이가 다소 늘었다. 현재 신포조선소에서 건조되는 3,000톤급 잠수함에 탑재하기 위한 용도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트레일러 앞부분에 최소 0.5m 이상 돌출한 걸 보면 탄두부 혹은 추진부 길이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탄두부가 길어졌다면 다탄두를 장착하기 위한 의도”라고 말했다. 다탄두 기술 향상은 ICBM에 탄두 장착이 그만큼 수월해졌다는 뜻도 된다.

올해 쏜 미사일 총동원... "실전배치 준비 끝"

북한이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평양=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평양=노동신문 뉴스1

이날 열병식은 새로운 무기체계를 선보이기보다 최근 쏘아 올린 미사일을 전부 집결 시킨 것이 특징이다. 화성-17형을 필두로 대남 타격용 초대형 방사포(KN-25),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 KN-24에 이어 16일 발사한 신형 전술유도무기까지. 올 들어 열 두 차례나 시험발사에 나섰던 무기들이 크기와 종류에 상관 없이 다시 등판했다. 실전배치 능력을 거듭 과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이 가장 부각한 무기는 화성-17형이다. 신문은 “3월 24일, 주체 조선의 절대적 힘을 온 세상에 과시하며 만리 대공으로 치솟아 오른 화성포-17형의 어마어마한 모습에 온 광장이 환희와 격정의 도가니로 화했다”고 전했다.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화성-17형은 길이가 22~24m로 기존 화성-15형(21m)보다 늘었다. 현존하는 ICBM 중 가장 길고 다탄두(MIRV) 형상을 지녀 괴물 ICBM이란 별칭이 붙었다.

북한은 올 들어 세 차례 화성-17형의 성능을 점검했는데, 지난달 16일 발사는 공중에서 폭발해 실패했다. 이후 북한은 지난달 24일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지만, 한미 정보당국은 여드레 전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화성-15형을 쏘고 사진을 조작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북한 매체가 화성-17형에 초점을 맞춘 것도 한미의 분석은 틀렸고, 3월 24일 쏜 발사체가 이 미사일이 맞는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려는 속뜻이 담겨 있다.

"김정은 핵무력 강화, 열병식 무기에 투영"

2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심야 열병식이 진행되고 있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2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심야 열병식이 진행되고 있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지난해 9월 처음 쏘아 올린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과 한 달 뒤 잠수함에서 수중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미니 SLBM’도 등장했는데 각각 탄두부가 길어지거나 더 뾰족해졌다.

북한이 이날 열병식에서 뽐낸 미사일들은 상당수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핵 투발 수단’이다. 특히 북한은 가장 최근인 16일 신형전술유도무기를 시험발사하면서 크기를 작게 한 ‘전술핵’ 운용 능력까지 내보였다. 이날 열병식에서 “핵무력을 강화ㆍ발전 조치를 계속 취해나가겠다”고 공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이 열병식 전시 무기에 녹아 있는 셈이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연구위원은 “핵무기는 물론, 이를 옮기는 데 필요한 탄도ㆍ순항미사일 등의 운반체도 다변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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