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유행, 가을에 오나... 전파력 센 ‘뉴욕 변이’에 촉각

입력
2022.04.26 17:4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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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개월 감소세 지속→정체기→재유행”
전파력 최고 변이 BA.2.12.1 뉴욕 확산
국내 XQ·XE·XM 변이 감염경로 오리무중
실외 마스크 어쩌나… 의협 “시기상조”

일부 대중교통 내에서 취식이 허용되기 시작한 25일 서울역발 KTX에 탄 승객들이 음식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대중교통 내에서 취식이 허용되기 시작한 25일 서울역발 KTX에 탄 승객들이 음식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 뒤 첫 한 주간 코로나19 유행은 감소세를 유지했다. 방역당국은 여름 정체기를 지나면 이후 재유행이 고개를 들 가능성을 언급했다. 아니나 다를까 오미크론에서 파생돼 나온 변이가 최근 미국에서 환자 수를 다시 늘리고 있다. 실외 마스크 의무 해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상태에서 방역 지휘봉을 넘겨받을 새 정부로선 상당히 난감해졌다.

거리두기 해제에도 확진 감소세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7~23일 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8만8,265명으로 직전 주에 비해 40.8% 감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로써 주간 신규 확진자 발생은 최근 5주간 감소세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는 634명으로 전 주보다 24.5%, 사망자도 1,135명으로 36.8% 줄었다. 지난 18일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걸 감안하면 확실한 감소세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거리두기 해제 영향이 아직은 반영되지 않았다”며 “반영되면 감소 폭은 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이 거리두기 해제 영향이 반영되더라도 유행 감소세가 유지될 거라고 보는 이유는 △누적 감염 증가로 자연면역을 가진 사람이 늘었고 △예방접종률이 높아 바이러스 전파 속도가 느려졌기 때문이다.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의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의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방대본은 국내외 연구진 분석 결과 5월 말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4만 명 아래로 떨어질 걸로 예측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감소세는 오래 가지 않을 전망이다. “지금부터 1, 2개월 후엔 감소가 멈추고 정체기가 도래할 것”으로 방대본은 내다봤다.문제는 그 이후다. 면역력 약화와 변이 출현으로 환자 수가 다시 증가할 수도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구체적으로 재유행 시기를 10월쯤으로 예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어떤 바이러스가 유행하느냐에 따라 올가을 크게 홍역을 치를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스텔스 오미크론보다 빠른 뉴욕 변이

당국은 미국, 특히 뉴욕을 중심으로 증가 추세인 변이 ‘BA.2.12.1’을 주시하고 있다. 기존 오미크론(BA.1)보다 전파력이 30~50% 강해 현재 가장 전파 속도가 높은 변이라고 알려진 BA.2(스텔스 오미크론)보다도 전파력이 약 20% 세다고 보고됐다. 미국에선 불과 2주 만에 점유율이 6.9%에서 19%로 치솟았다. 국내에는 아직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지만, 곧 여름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객이 급증하면 유입은 시간문제일 수밖에 없다.

국내 변이 중 점유율 94.2%를 차지하는 BA.2를 당국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최신 기준에 따라 재분류했다. 그 결과 BA.2는 16.8%가 됐고, BA.2.3과 BA2.12가 각각 63.5%와 10.3%로 파악됐다. BA.2.3은 호주, 캐나다,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BA.2.12는 영국, 독일에서 최근 발생이 늘고 있으나, 당국은 유행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진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20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체크인 카운터가 붐비고 있다. 인천공항=뉴스1

지난 20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체크인 카운터가 붐비고 있다. 인천공항=뉴스1

국내에서 확인된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 XQ(XL이었다가 재분류), XE, XM의 역학조사는 큰 진전이 없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세 변이 모두 어디서부터 출발됐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선행 확진자 추적이 쉽지 않은 데다 해당 감염자들의 확진 시기가 한 달가량이나 지났기 때문이다.

“뉴욕 변이 들어오면 방역 강화”

당국은 매주 5,000~6,000건씩 변이 분석을 하고 있다. 이 중 1,600~2,000건은 바이러스 유전자 전체를 확인한다. WHO나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의 권고보다 많은 양이라고 방대본은 설명했다. 그런데도 BA.2에 이어 XQ, XE, XM 등의 추가 변이가 잇따라 발생했다.

내달 초 실외 마스크 해제 운을 띄워놓은 정부로선 부담이다. 이상원 단장은 “실외 마스크 해제가 실내 착용 해이까지 이어질 부정적인 영향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박영준 팀장도 뉴욕 변이가 우리나라에 온다면 "방역 정책을 강화하거나 특별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수본 내부에선 "실외 착용 의무는 빨리 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이런 상황에서 27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발표할 ‘코로나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에 실외 마스크가 어떻게 담길지 주목된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대국민 권고문을 내고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는 시기상조”라며 신구 정부를 모두 압박했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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