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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 타이밍 놓칠라...中 베이징 2,000만 명 전수 검사 실시

입력
2022.04.26 14: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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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주민 90%에 핵산 검사
예술 공연·체육 경기 등 금지
봉쇄 뒤 검사 '상하이 전례' 않겠다

중국 수도 베이징의 코로나19 임시 검사소에서 25일 시민들이 핵산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베이징 방역 당국은 지난 한 주 동안 학교 등지에서 코로나19의 '조용한 전파'가 진행된 것으로 보고 검사와 격리 조치를 강화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수도 베이징의 코로나19 임시 검사소에서 25일 시민들이 핵산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베이징 방역 당국은 지난 한 주 동안 학교 등지에서 코로나19의 '조용한 전파'가 진행된 것으로 보고 검사와 격리 조치를 강화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수도 베이징이 전체 주민의 약 90%에 해당하는 2,000만 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핵산(PCR) 검사를 실시한다. 도시 봉쇄 후 뒤늦게 전수 검사에 나선 상하이와 달리 사전에 샅샅이 감염자를 찾아내 '봉쇄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베이징시 당국은 26~30일 전체 16개 구(區) 가운데 11개 구 전 주민을 대상으로 3차례 핵산 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둥청구와 시청구, 하이덴구, 차오양구, 펑타이구, 스징산구, 퉁저우구, 순이구 등 인구가 집중된 주요 지역이 모두 포함됐다. 시 당국은 베이징 전체 인구 2,188만 명 중 약 2,000만 명이 이번 검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농경지가 대부분인 교외 지역만 제외됐을 뿐 사실상의 전수 검사로,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베이징시가 이 같은 대규모 핵산 검사를 실시하기는 처음이다.

아울러 베이징은 다른 도시로의 이동은 물론 불필요한 모임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팡싱훠 베이징 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베이징의 코로나19 확산 형세가 엄중하다"며 "5·1(노동절) 연휴 기간 인구 이동이 많으면 전파 위험이 커지는 만큼 시민들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베이징 바깥으로 나가지 말라"고 발표했다. 시 당국은 "회의·교육·포럼 등 호텔 행사를 중단하고, 문화공연·체육경기·전시회 등 대규모 군중 행사도 열지 말아야 한다"며 사실상 모임 금지령을 내렸다.

이달 중순까지 한 자릿수대에 머물던 베이징의 일일 확진자 수는 지난 23일 22명, 24일 19명, 25일 33명으로 늘었다.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차오양구는 이미 24일부터 전 주민을 대상으로 한 핵산 검사를 시작했으며, 집단 감염이 발생한 약 15㎢ 지역에 대한 부분 봉쇄령을 내렸다.

사흘간 고작 70여 명의 확진자 발생에 전례 없는 전수 검사까지 벌이고 나선 데는 '상하이 사태'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하이시는 일일 확진자가 2,000여 명에 달한 지난달 28일 봉쇄령과 동시에 곧바로 전수 검사에 돌입했지만, 이후 확진자는 오히려 2만 명대까지 폭증했다. 이와 달리 베이징은 전수 검사를 먼저 실시한 뒤 그 결과를 근거로 봉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웨이셩 과학기술대 교수는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가능한 빨리 잠재적인 확산 가능성을 탐지하고 전염 사슬을 끊기 위해서는 48~72시간 간격의 핵산 검사가 가장 효과적"이라며 "(베이징시의 핵산 검사 결정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25일 하루 동안 중국 전역에서 1만7,812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했다. 상하이는 1만6,980명으로 전날보다 2,475명 줄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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