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제출 자료대로면… 김앤장서 '4건' 고문료로 '20억' 받았다?

입력
2022.04.26 11:13
수정
2022.04.27 09:5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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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산회 직후 청문회장을 나서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산회 직후 청문회장을 나서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재직 당시 활동내역을 담은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이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김앤장 고문으로 근무하던 4년 4개월간 총 4건의 활동에 참여했다. 같은 기간 김앤장에서 약 20억 원의 고문료를 받은 것을 감안하면, 1건당 5억 원을 받았다는 얘기다. 고문료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거나, 청문회 파행의 원인인 자료 제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자료를 불성실하게 작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강병원 의원실에 따르면, 한 후보자 인사청문준비팀은 전날 '한 후보자의 김앤장 주요 활동사항'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그간 민주당은 김앤장에서 한 후보자가 지나치게 높은 고문료를 받은 만큼 활동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한 후보자 측이 제출한 내역서에는 총 4건의 활동이 기재됐다. △2019년 5월 홍콩 라운드테이블 △2019년 6월 한∙베트남 금융∙투자 협력 간담회 △2019년 11월 베트남 총리∙기업 간담회 △2021년 12월 베트남 국회의장 공식방한 기업인 간담회 등이다.

한 후보자 측은 홍콩 라운드테이블 행사의 성과와 관련해 "홍콩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내 경제정책 변화를 설명하고 외국기업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투자처로서의 대한민국을 적극 홍보했다"고 설명했다. 한 후보자 측은 12개 문단으로 구성된 현장 발언문도 첨부했다.

한 후보자 측은 그간 김앤장이 사기업인 만큼 활동 내역을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민주당이 한 후보자 측이 검증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청문회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보이콧에 나서자,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4건의 활동만으로 20억 원의 고문료를 받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강 의원 측 주장이다. 2019년 11월 베트남 총리∙기업 간담회의 경우 소요 시간이 75분 정도에 불과했다. 이에 한 후보자 측이 논란의 여지가 적은 활동 내역만 제출해 논란을 피하려고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강 의원은 이날 민주당과 정의당 청문위원들의 집단 불참으로 30분 만에 산회된 청문회에서 "국민들이 이 해명을 어떻게 납득할 수 있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후보자 측은 이에 "4건 외에도 상당한 분량의 자료를 제출했다"며 "(업무 관련 의혹은) 청문회에서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김앤장 근무 내역을 속이거나 숨기려는 의도는 없다"고 덧붙였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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