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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 파리바게뜨 노조지회장이 한 달째 단식 투쟁...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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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모기업인 SPC그룹 사옥 앞에서 무려 29일째 단식농성 중인 임종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 지회장은 "고질적인 인력부족으로 휴가는커녕 아파도 출근해야 되고, 가족이 돌아가셔도 경조사 휴무 보장이 잘 안 되는데 코로나 이후 제빵기사 중에도 확진자가 계속 발생해 결원이 생기니까 인력이 너무 부족해져 당연히 쉴 수 없다"고 호소했다.
제빵사로 일하는 임 지회장은 25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제빵) 기사가 아파도 출근해야 되고, 안 아픈 사람들은 휴무보장 못 받고, 계속 악순환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회사는) 주 52시간 이상 근무할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에 특별연장근로 인가까지 받다 보니까 어떤 관리자는 코로나 걸린 사람들에게 '남한테 피해준다는 생각 못하는 거냐'고 대놓고 나무라기도 한다"며 "'증상 있다고 다 코로나 아니다', 'PCR 검사 받지 말라'고 아예 공지하거나 심지어 코로나 증상 있는 사람들 출근시키고, 자가키트 양성 나와서 보고하면 점주들한테 비밀로 하고 근무하고, 검사받으라고 지시하기도 한다"고 고발했다. 방역수칙을 어기는 탈법 행위를 저지르면서 업무를 강요한다는 취지다.
임 지회장이 한 달 가까이 단식 농성 중인 보다 근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그는 "먼저, ①2017년 노조 설립할 때부터 문제가 됐던 저임금, 적정휴무 불보장, 모성권 보호 같은 여러 노동권 문제가 아직 해결 안 됐다"며 "②2017년 투쟁 결과로 사회적 합의를 하면서 본사직과 임금 맞추고 회사와 대화 통로를 만들긴 했는데 그것도 아직 해결 안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이 두 가지 문제로 투쟁을 시작하니까 ③회사에서 노골적 조합원 괴롭힘과 (노조) 탈퇴 작업이 시작됐다"며 "사용자까지 직접 나서 진급으로 회유 강요하고, 육아휴직자들한테 전화해서 '조합원이면 복직이 힘들 거다'는 식으로 협박하고, 탈퇴서 쓸 때까지 옆에 서 있거나 여러 가지 방법으로 노조탈퇴 작업을 하고 현재는 부당노동행위 다 인정받아서 관리자 9명이 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됐는데 회사가 아직도 인정하고 있지 않았다"고 했다.
2007년 제빵사로 입사했다는 그 역시 부당한 대우를 겪다 직접 노조 설립에 나선 장본인이다. 그는 "신입 제빵기사들이 입사하면 현장 적응을 돕고 교육하는 직무까지 진급했을 때도 하루 12시간 이상씩 일하는 게 잦았는데 당연히 연장 수당은 못 받는 거라 생각하고 일했다"며 "주휴 같은 게 뭔지 몰라 인력이 부족하면 10일, 20일 연속 근무하는 일도 다반사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러다 회사에서 이상한 이유를 대면서 제가 교육하면 지급받던 인센티브 수당 같은 걸 다시 차감해가겠다는 공지를 받아 너무 이상해 노무상담을 받던 중 저희 회사가 불법파견이라는 걸 알게 돼 노동조합을 설립하게 됐고 지금까지 투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7년 노조 설립 투쟁 당시 노동청이 사측에 노동자 불법파견 시정 명령을 내리며 도출한) 2018년 사회적 합의를 안 지켜 지금 이 상태까지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적 합의는 단순히 노사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어 시민단체까지 개입해서 이뤄진 건데도 최근 CJ택배도 그렇고 사측에서 사회적 합의를 당시 단순히 위기모면용으로 사용하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합의한 걸 지켜라'고 요구하면 오히려 조합원을 괴롭히고 노조탄압까지 하니까 정말 답이 없는 것 같다"고 탄식했다.
그의 장기간 단식투쟁에도 사측은 아직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고 그는 주장했다. 임 지회장은 "단식투쟁에 돌입하면서 파리바게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민대책위가 꾸려져, 모회사인 파리크라상에 '문제해결 하자', '대화하자'는 공문을 보냈는데 '자기네랑 상관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보내왔다"며 "계속 무대응하다가 13일차였나 SPC 어떤 상무가 찾아와선 저한테 '지회장의 속마음을 듣고 싶다', 이런 이상한 질문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마치 개인의 어떤 사익을 뭐라도 하나 받으면 끝난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불쾌해했다.
단식 투쟁 한달이 된 그는 "의료연대에서 나와 (건강 상태를) 계속 체크해주고 계신데, 몸무게와 혈당, 혈압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거의 못 움직이고 있다"면서도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단식 투쟁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 그는 "사실 사회적 합의 문제도 있지만, 사회적 합의 문제 때문에 부당노동행위까지 다 연결된 건데 회사는 이것을 계속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저희도 탈퇴당하신 분, 종용당하신 분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 계신 모든 분들이 굉장히 상처받아 그 점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다음 대화로 넘어갈 수 있다. 그걸 인정하지 못한다면 해결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은 파리바게뜨 제빵사들이 소속돼 있는 SPC 자회사 피비파트너즈를 부당노동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회사가 제빵사들에게 임 지회장이 속한 민주노총 탈퇴와 한국노총 가입을 종용한 사실이 고용노동부 조사 과정에서 인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에 나섰다. 사측은 "노조활동에 개입하지 않았고, 어떤 직접적인 관련성도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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