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장관 사과에 박지현 "모든 교수 자녀 논문과인턴 활동 조사해야"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조국 "윤석열 정부 장관도 같은 잣대로 검증" 주장에
"대학교수 자녀 논문·인턴 전수조사하자" 답변

박지현(왼쪽에서 두 번째)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강원도를 위한 민주당 5대 비전 발표회' 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입시 비리 관련 사과를 공식 요구한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곧바로 이어진 조 전 장관의 답변에 대해 "감사하다"며 "교수 자녀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조 전 장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메시지를 내놓은 후 '조국 전 장관님께 약속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 글을 올려 "조국 전 장관님의 사과 말씀에 감사드린다"면서 "정경심 전 교수님께서 따님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이송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저 역시 울컥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개인 박지현이 아니라 민주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단호한 입장에 서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자기 편은 무조건 감싸는 맹목적인 진영 논리와 내로남불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 편에 대해 더 엄격해야 하는 것은 공당의 대표로서 난처하지만 피할 수 없는 역할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박 위원장의 사과 요구에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강성 지지자들이 비판적으로 반응한 데 대한 해명으로 해석된다.

박지현 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이어 박 위원장은 "이번 기회에 또 다른 기준도 세워야 한다"면서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고도 공직에 나섰다는 이유로 단죄하고, 공직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넘어가는 것도 우리가 해결해야 할 불공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공직 출마 여부에 관계없이, 전국의 대학교수의 미성년 자녀 공저자 논문이나, 교수 부모가 제공한 인턴과 체험활동에 대한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교육부가 가지고 있는 조사 자료를 공개하고 필요하면 교육부가 공립, 사립 할 것 없이 전국의 모든 대학을 전수조사해서 다시는 이런 잘못된 관행과 편법을 저지르지 못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의 이 같은 입장은 조 전 장관의 요청에 대한 답변이다. 조 전 장관은 앞서 이날 페이스북에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와 관련해 대법원이 정경심 교수에 대해 유죄로 판결한 것을 두고 "여러 번 대국민사과를 하였다"면서 "이후에도 또 사과하라고 하신다면 몇 백 번이고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희 가족 사건에 대한 수사, 기소, 판결의 잣대에 따라 윤석열 정부 고위공직자를 검증해주길 소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의 답변은 공직 출마 여부와 관계없이 대학교수 자녀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자는 방향으로 더 나아간 것이다.

조 전 장관은 최근 '조국 사태'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입시·병역 의혹을 집중적으로 비판해 왔다. 또 이에 앞서 '아빠찬스 논문'을 활용해 고려대 의대에 입학했다는 의혹을 받는 현직 의사 2명에 대해 고려대가 입학취소 등 징계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선택적 입학취소"라고 고려대를 비판하기도 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