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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첫 인사청문회, 첫날부터 파국... 선서조차 못한 한덕수

입력
2022.04.25 20:00
수정
2022.04.25 22:1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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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의 인사청문회가 첫날부터 파행으로 얼룩졌다. 25일 ‘1번 타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개의 30여 분 만에 끝났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한 후보자가 검증 자료를 성실히 제출하지 않았다며 청문회를 보이콧한 탓이다. 출발부터 여야가 극한 대립으로 일관하면서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회도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시작 39분 만에 '파행'... 선서도 못 한 한덕수

25일 오전 국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자리는 비어 있다. 오대근 기자

25일 오전 국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자리는 비어 있다. 오대근 기자

이날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주호영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오전 10시쯤 시작됐다. 민주당ㆍ정의당 의원 8명은 전날 공언한 대로 불참했다. 인사청문특위 민주당 간사 강병원 의원은 주 위원장이 개의를 선언하자 “12명 청문위원 중 8명이 자리에 없는데 어떻게 성원이 되느냐”고 강하게 항의한 후 곧바로 퇴장했다. 결국 주 위원장은 “여야가 협의해 달라”며 개의 39분 만에 정회를 선포했고, 한 후보자는 선서조차 못 했다.

당초 청문회는 오후 2시쯤 속개될 것으로 보였지만, 여야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며 결국 4시 45분 산회했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가 의혹 관련 자료를 내지 않으면 청문회를 재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①고위 관료 시절 외국계 대기업에 집을 임대한 부동산 거래내역 ②공직 퇴임 후 법무법인 ‘김앤장’에서 4년 4개월간 20억 원을 받은 대가로 수행한 업무내역 ③배우자의 미술품 판매내역 등이 민주당이 요구한 핵심 자료 목록이다.

강 의원은 ‘김앤장에서 외국 회사에 기업환경 등을 설명하고 투자를 설득했다’는 한 후보자의 발언을 거론하며 “브로커도 아니고 국익을 위해 좋은 일을 했다면서 왜 영업비밀을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하느냐”고 비판했다. 주 위원장도 한 후보자에게 “후보자가 그런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건가, 김앤장이 그러는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 후보자를 적극 엄호했다. 인사청문특위 국민의힘 간사인 성일종 의원은 “한 후보자에게 요청된 자료가 1,090건으로 현 정부 국무총리 세 분 청문회 당시 요청된 자료건수 200~300건보다 3~4배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돌아가신 부친과 모친의 부동산 거래내역 일체, 1970년 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한 후보자의 50년 전 봉급내역 일체, 1982년부터 1997년까지 모든 출장기록 등을 내놓으라고 한다”며 민주당의 과도한 요구를 문제 삼았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한 후보자 측이 (민주당이 요구한) 김앤장 활동 내역 자료를 제출했는데, 오늘과 내일 회의 개최가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이보다 더 어떻게 양보를 해야 하고, 어떤 자료가 더 필요하느냐”고 날을 세웠다.

인사청문회 일정 줄줄이 밀리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뉴스1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은 26일 오전 10시부터 한 후보자 청문회를 재개하겠다는 계획이나 정상 진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 후보자가 자료를 내더라도 검토가 필요하다”며 “이번 주 후반으로 일정이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다른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회 일정도 줄줄이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낙마를 벼르는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은 아직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여야가 격론 끝에 내달 4일 청문회 개최에 합의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자료 제출 미비는 핑계일 뿐, 새 정부 출범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문회를 파행으로 몰아가기 위한 민주당의 기선 제압 의도가 짙다”며 “‘검수완박’ 중재안 갈등까지 겹쳐 윤석열 정부 출범 전에 총리와 장관 후보자 18명의 청문회를 모두 끝낼 수 있을지가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박준석 기자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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