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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스타트업 투자 1조까지 확대' 구현모 사장, 38개 스타트업 대표들 만나 협력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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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신생기업(스타트업) 투자를 사상 최대인 1조 원 규모까지 확대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대기업 전체에서 스타트업에 투자한 규모가 연 1조5,000억 원으로 추산되는 만큼 KT의 투자 계획은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 22일 비공개로 서울 송파의 소피텔 서울호텔에서 '스타트업 네트워킹 데이'를 갖고 메가존클라우드, 파운트, 루닛, 베어로보틱스 등 그동안 투자한 38개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 향후 상생 전략을 논의했다. 구 대표가 투자 대상 스타트업 대표들을 한꺼번에 만난 것은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KT는 투자 자회사 KT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장기적으로 스타트업 투자를 1조 원까지 확대하기 위한 구상을 공개했다. 김지현 KT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올해 KT인베스트먼트에서 600억 원을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내년에 1,000억 원 이상의 스타트업 투자 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 최정상급 벤처투자사가 되기 위해 1조 원 투자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KT가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는 미래의 성장 동력을 스타트업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즉 스타트업을 통해 KT가 갖고 있지 않은 미래의 유망 사업을 발굴하려는 의도다. 구 대표는 취임 후 지속적으로 "대기업 혼자 성장하기 힘들다"며 "적극적 제휴 협력으로 KT에 없는 성장 동력을 찾으라"고 주문해 왔다. KT의 전략적 제휴를 총괄하는 김채희 KT 전략기획실장은 "대기업은 규모 있게 사업을 추진하는 장점이 있지만 스타트업처럼 시장 변화에 맞춰 빠르게 사업 모델을 바꾸기 힘들다"며 "그런 점에서 스타트업이 KT의 미래를 만드는 동반자"라고 거들었다.
투자 확대를 위해 KT가 눈여겨보는 분야는 'ABC'다. ABC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분야를 말한다. 김 실장은 "ABC와 함께 로봇, 디지털 헬스케어, 금융기술(핀테크), 부동산기술(프롭테크) 스타트업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T는 두 가지 방식으로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한다. 우선 KT인베스트먼트에서 초기 단계 스타트업부터 폭 넓게 만나 기초 투자를 하고 사업 연계 및 투자 가치가 높다고 판단하면 KT에서 확대 투자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김 실장은 "투자할 때 KT 사업에 도움이 되는지, KT 사업과 관련 없어도 씨를 뿌려 놓으면 향후 가치가 올라가서 큰 보상이 될 수 있는지 두 가지를 본다"며 "아기상어로 유명한 더핑크퐁 컴퍼니, 클라우드업체 메가존 클라우드, 밀리의서재 등에 이런 식으로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구 대표 취임 이후 KT는 2020년부터 지금까지 40개 스타트업에 KT 2,500억 원, KT인베스트먼트 740억 원 등 총 3,240억 원을 투자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KT에서 2월에 1,300억 원을 투자한 메가존 클라우드는 KT에서 분사한 KT클라우드와 클라우드 사업을 협업하며, 야놀자는 KT의 부동산 개발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와 함께 프롭테크를 위한 합자회사를 설립했다. 또 AI를 이용한 의료 스타트업 루닛은 지난 21일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심사를 통과해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그만큼 스타트업들도 KT의 투자 확대를 반기고 있다. 특히 성장 과정에서 찾아오는 고비를 넘기려면 KT 같은 대기업 투자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핀테크 업체인 파운트의 김영빈 대표는 "창업 후 연금성 자산운용이 주목받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는데 KT에서 투자해줘서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주완 메가존 클라우드 대표도 "2009년 창업했는데 클라우드 시장이 제대로 열린 것은 2015년이었다"며 "스타트업들이 시장을 만들기 위해 버틸 수 있도록 적절한 단계에서 대기업들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구 대표는 "스타트업 대표들로부터 많이 배우고 영감을 얻는 자리였다"며 "KT를 넘어 국내 산업의 도약과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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