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증여세 고의 탈루' 의혹...'가족 동반 출장' 이은 겹악재

이종호 과기장관 후보자, '증여세 탈루 의혹'
11억4,000만 원 증여 후 11년간 세금 미납
장관 후보 임명 4일 만에 납부 완료
앞서 '가족 동반 출장'에 아빠 찬스 비판도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증여세 고의 탈루 의혹에 휩싸였다.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집무실로 출근하는 이 후보자 모습. 뉴시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증여세 고의 탈루' 의혹에 휩싸였다. 부인에게 증여한 약 11억4,000만 원에 대한 증여세를 10년간 납부하지 않다가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늑장 납부'한 사실이 드러났다. 앞서 이 후보자는 '가족 동반 출장'으로 '아빠 찬스' 의혹도 제기된 만큼, 인사청문 과정에서 여야의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22일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12년 11월과 12월 아파트 구매 지분 5억4,000만 원 및 예금 6억 원 등 총 11억4,000만 원을 부인에게 증여했다. 하지만 증여 이후 10년이 지난 올해 4월까지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았다.

이 후보자는 장관 후보 임명 3일 만인 이달 13일 증여세 납부 신고를 했고, 14일에는 증여세 전체를 납부했다. 증여세 납부액은 총 2억1,900만 원(증여세 약 1억300만 원 및 가산세 1억1,600만 원)이다.

또 이 후보자는 같은 날 배우자의 증여세 납부를 위해 배우자에게 추가로 1억7,000만 원을 증여하면서 약 5,000만 원의 증여세를 별도 납부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증여세 고의 탈루' 의혹을 제기했다. 윤 의원은 "117억 예금을 보유하고 10년 넘게 국립대 교수로 재직한 후보가 부부간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은 것은 의도성 탈세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 후보자 측은 증여세 고의 탈루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인사청문회준비단 관계자는 "이 후보자가 부부간 증여세 납부 의무를 몰랐다"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납부 의무를 알게 돼 모든 증여세를 납부했다. 증여세 납부가 늦어진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서울대 교수 재직 당시 학회 참석을 위한 해외 출장에 가족을 동반해 '아빠 찬스' 의혹도 받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17년 6월 4일부터 9일까지 6일간 일본 학회 출장을 가면서 아들 이모씨와 아내를 동반했다.

아들 이씨는 2014년 3월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에 입학했고, 출장 당시에는 군 제대 후 휴학 중이었다. 서울대 학생 신분으로 같은 대학 교수였던 이 후보자와 학술대회에 참석해 '아빠 찬스'를 사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후보자와 가족들은 출장 기간 같은 숙소에서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자 측은 해당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후보자 아들 이씨가 학술대회에 참가하지 않았고, 후보자와 전공 자체도 다르다는 설명이다. 인사청문회준비단 관계자는 "출장 경비는 (서울대) 여비지급 규정에 맞게 정산했다"면서 "(항공권 등) 가족 관련 비용은 자비로 부담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후보자와 가족들이 같은 숙소에 머물면서 추가 비용이 발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여야의 인사청문회 공방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윤 의원은 "후보자와 배우자의 통장거래 내역을 확인해야 하는데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추가 탈세 여부를 꼼꼼히 살피겠다"고 경고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