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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배추 공급? 中 상하이, ‘저질 식자재’와의 전쟁 나서지만...

입력
2022.04.22 15: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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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 속 '썩은 채소' 원성 높아지자
뒤늦게 민심 달래기
"날씨 더워져...식자재 부패 빨라질 것"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도시 봉쇄가 계속되는 중국 상하이의 푸둥 지역에서 지난 12일 보호복을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주민들에게 배급할 채소 등 식재료를 확인하고 있다. 상하이=AFP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도시 봉쇄가 계속되는 중국 상하이의 푸둥 지역에서 지난 12일 보호복을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주민들에게 배급할 채소 등 식재료를 확인하고 있다. 상하이=AFP 연합뉴스

봉쇄 조치가 20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중국 상하이에서 저질·불량 식자재 공급이 논란이 되자, 시 당국이 '불만 신고 핫라인'을 개설하고 조사 작업에 착수했다. 식료품 부족 사태로 주민들의 원성이 폭발 직전에 이르자 제품 공급망에 대한 조사를 벌이며 뒤늦게 민심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22일 현지 매체인 글로벌타임스와 펑파이 등에 따르면, 상하이시는 전날 "식자재 공급에 대한 감독과 주민들의 보고를 종합한 결과 신선 식품과 관련된 문제들을 발견했다"며 "불량 제품을 공급한 것으로 확인된 업체들을 식품안전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유통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역 주민들에게 보내지는 음식과 마스크의 품질 문제를 속히 해결하겠다"고 했다. 인신 상하이시 대변인은 "(식자재 공급 문제와 관련한) 주민들의 불만을 접수하기 위한 핫라인을 개설해 문제를 해결해 갈 것"이라며 "무관용 원칙에 따라 불법적 사례를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상하이 지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달 22일부터 봉쇄 조치에 들어갔다. 시 당국은 타지에서 들여온 식자재를 주민에게 배분하고 있지만, 이미 상해버린 식자재가 공급되는 사례가 잦아 원성을 사고 있다. 웨이보 등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방금 전 방역 직원이 놓고 간 음식"이라며 비곗덩어리 고기나 부패한 배추 같은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다. 먹지 못하고 버려진 채소들이 상하이 곳곳에 뒹굴고 있다는 목격담도 잇따르고 있다.

신선 식품 공급이 차질을 빚자 사재기로 폭리를 취하는 경우도 적발되고 있다. 상하이 공안 당국에 따르면, 한 식료품 판매업자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 냉동 닭 한 마리를 300위안(약 5만7,000원)에 판매해 10배 이상의 시세 차익을 챙겼다. 또 상하이 양푸에서는 이미 부패한 고기를 팔아 32만 위안(약 6,100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 업자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시 당국은 품질이 확보된 식자재만 유통시키겠다고 했지만, 상황이 크게 나아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상하이에서 이용 가능한 트럭 차량은 봉쇄 이후 4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물류가 굳어버린 상황에서 식자재 공급을 위한 인력도 여전히 부족하다. 경제 전문 매체 차이신은 "상하이의 하루 배달 물량은 180만 건인데 반해 (대형마트 등에서 고용한) 배달원은 1만8,000여 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의 한 유통업자는 "날씨가 본격적으로 무더워지기 시작해 식자재 부패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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