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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쓰' 급여 중단되면 개농장에 타격 클 것"

입력
2022.04.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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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청원' 공감에 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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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으로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은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면서 공론의 장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 못하는 동물은 어디에 어떻게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까요. 이에 동물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의견을 내는 애니청원 코너를 시작합니다.


개농장에서는 개들이 가공처리하지 않은 음식물쓰레기를 공급받고 있다. 카라 제공

개농장에서는 개들이 가공처리하지 않은 음식물쓰레기를 공급받고 있다. 카라 제공

"개농장 가는 '음쓰' 처리, 허가제로 강화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보도(15일)한 애니청원에 포털사이트와 한국일보닷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감해 주신 분이 5,626명에 달했습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발의한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는 청원에 많은 이들이 공감해 주셨는데요. 이 개정안에는 음식물류폐기물을 가축의 먹이로 재활용하는 경우 폐기물처리업을 신고 대상에서 허가 대상으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환경부에 해당 시행규칙 개정안 시행 절차와 파급 효과를 물었습니다. 개농장주들이 음식물류폐기물 활용 시 폐기물관리법과 사료관리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해온 동물권행동 카라 최윤정 활동가동물권 연구단체 피앤알(PNR) 대표인 서국화 변호사에게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과 보완해야 할 점을 묻고 답해드립니다.


-시행규칙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앞으로 절차가 어떻게 되나요.

"이달 13일까지 40일간 입법 예고를 마쳤습니다. 그동안 접수된 국민 의견을 바탕으로 수정할 부분이 있다면 수정하고, 이해관계 조정절차를 거칠 수도 있습니다. 이후 규제·법제 심사, 국무회의 등을 거쳐 공포∙시행하게 되는데 연내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환경부 자원재활용과)


-시행규칙 개정안이 시행되면 기대되는 효과는 무엇인가요.

"개정안이 시행돼도 음식물류폐기물을 가축(대부분 개)에게 주는 행위가 금지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개농장주들은 폐기물처리업 신고만 하고 음식물류폐기물을 가져올 때 처리비를 받고, 또 이를 개에게 먹이면서 이득을 취해왔는데 이게 불가능해 집니다. 폐기물처리업 기준을 갖추든지 아니면 음식물류폐기물을 가공한 사료를 구입해야 합니다. 개를 팔아서 얻는 이익보다 음식물류폐기물 처리를 통한 이익이 많았는데, 개에게 가공된 사료를 먹이게 되면 손해가 커질 겁니다." (환경부 자원재활용과)

개농장주들이 개들에게 주기 위해 음식점 등에서 수거해 온 음식물류폐기물. 개농장주들은 이를 적법한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개에게 공급했다. 카라 제공

개농장주들이 개들에게 주기 위해 음식점 등에서 수거해 온 음식물류폐기물. 개농장주들은 이를 적법한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개에게 공급했다. 카라 제공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요.

"그동안 환경부의 사실상 '지원'으로 개들은 살아있는 음식물 쓰레기통 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마구잡이로 음식쓰레기를 수거해 개들에게 먹이는 개농장의 잔반 학대가 상당 부분 제어될 것입니다. 또 음식물쓰레기 급여가 개농장 산업을 지탱해온 만큼 개농장 폐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봅니다." (최윤정 카라 활동가)

"환경부는 음식물류폐기물 재활용 처리 책임자로서 재활용 처리율을 높이기 위해 지금까지 개농장으로 음식물류폐기물이 반입되는 것에 대해 손놓고 있었습니다. 개에게 음식물쓰레기를 주지 못하게 하면 이 처리율이 낮아지기 때문이죠. 지금이라도 일부나마 개선되는 것은 긍정적 변화입니다." (서국화 피앤알 대표)

개농장 어미개와 새끼들이 음식물쓰레기를 먹고 있다. 카라 영상 캡처

개농장 어미개와 새끼들이 음식물쓰레기를 먹고 있다. 카라 영상 캡처

-보완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번 개정안이 통과돼도 죽 상태의 '사료'를 동물에게 급여하는 것은 여전히 합법이라 그 부분이 매우 아쉽습니다. 음식물류폐기물은 발생 최소화를 원칙으로 함은 물론 방역과 환경을 위해 동물먹이로 재활용되지 않아야 합니다.” (최윤정 카라 활동가)

"폐기물처리업 허가 시 기준 충족 여부 확인도 어렵지만 실제 음식물류폐기물 처리 과정을 제대로 지켜 사료를 생산하는지 현장 점검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 음식물류폐기물은 100도, 30분 가열‧처리를 거치면 되는데 이 역시 제대로 사료화하도록 기준을 높이고, 환경부가 제대로 관리 감독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음식물류폐기물의 재활용을 금지해야 합니다." (서국화 피앤알 대표)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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