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HDL 콜레스테롤, 지나치게 많으면 오히려 ‘독’

입력
2022.04.21 20:21
수정
2022.04.2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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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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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고밀도 지단백(high density lipoproteinㆍHDL) 콜레스테롤도 수치가 너무 높으면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양현숙ㆍ황흔곤(심장혈관내과)ㆍ허미나(진담검사의학과) 건국대병원 교수 등은 최근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Asia)에서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출한 HDL 콜레스테롤에 관한 역설’이라는 제목으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HDL 콜레스테롤은 낮을수록(남성 <40㎎/dL, 여성 <50㎎/dL)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커 수치가 높을수록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극도로 높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평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9년 도입한 HDL 콜레스테롤 검사를 받은 전국 570만 명을 대상으로 주요 심혈관 사건(사망 포함)을 추적했다.

그 결과, 10년간 주요 심혈관 사건과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그래프에서 U자 관계를 보였다. 낮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만큼 매우 높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도 위험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은 남성(25.2%)이 여성(21.8%)보다 많았으며 U자 곡선은 여성이 남성보다 늦게 상향되는 경향을 보였다.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 비율(Hazard Ratio)과 HDL 콜레스테롤 수치 관계 그래프. U자 곡선이 여성에서 남성보다 늦게 높아진다. 건국대병원 제공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 비율(Hazard Ratio)과 HDL 콜레스테롤 수치 관계 그래프. U자 곡선이 여성에서 남성보다 늦게 높아진다. 건국대병원 제공

10㎎/dL 단위로 구간을 나눴을 때 가장 덜 위험한 구간은 남성 50~59㎎/dL, 여성 80~99㎎/dL이었다. 또한 남성은 90㎎/dL, 여성은 130㎎/dL보다 수치가 높으면 낮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남성 <40㎎/dL, 여성 <50㎎/dL)와 동등한 위험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좋게만 여겨졌던 HDL 콜레스테롤도 지나치게 많으면 건강의 위험신호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로 드러났다”며 “HDL 콜레스테롤이 극단적으로 많다면 건강을 위협할 수 있기에 다른 질환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그동안 해외 심장학회 기준으로 한국 환자 위험도를 평가해왔는데 번 연구로 밝혀진 HDL 콜레스테롤 최저 위험 구간이 우리나라 환자들의 건강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오는 7월 대한진단검사의학회지(Annals of Laboratory Medicine)에 게재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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