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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호영 동기' 경북대병원장은 딸을 직원으로 채용... '아빠 찬스' 횡행했나

입력
2022.04.21 18:50
수정
2022.04.21 18:5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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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림 원장 이끌던 기획조정실
2014년 딸 입사... 이해충돌 소지
'제 식구 챙겨주기' 관행 만연 의혹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다 취재진과 만나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다 취재진과 만나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게 경북대병원장직을 이어받은 김용림 현 원장의 자녀가 이 병원에 직원으로 채용됐던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정 후보자의 두 자녀가 경북대 의대에 편입하는 과정에 동료 교수들의 특혜가 작용했다는 '아빠 찬스'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제 식구 챙겨주기' 관행이 경북대병원에 있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라 주목된다.

21일 한국일보 취재와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인한 내용을 종합하면, 김 원장의 딸 김모(36)씨는 2014년도 공개 채용을 통해 경북대병원 기획조정실에 입사했다. 당시 김 원장이 기획조정실장이었던 탓에 '아빠 찬스'란 뒷말이 무성했다고 병원 사정을 잘 아는 인사들이 증언했다. 김씨는 약 1년간 재무 관련 업무를 하다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 자녀의 채용은 정 후보자 자녀들의 의대 편입학을 둘러싼 논란과 닮은꼴이다. 김 원장은 정 후보자의 경북대 의대 동기로, '진짜 40년 지기'다. 2017년 정 후보자 후임으로 진료처장(부원장)을 맡았고, 2020년 8월 정 후보자에 이어 병원장이 됐다. 정 후보자와 김 원장의 자녀들이 경북대 의대에 진학하거나 경북대병원에 채용된 것이 단지 우연인지, 병원 내부 윤리 검열 시스템이 느슨했기 때문인지는 추가 검증을 통해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후자라면 병원 고위직들 사이의 '짬짜미 청탁'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 정 후보자의 '아빠 찬스' 의혹이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북대병원은 "김 원장 자녀 김씨 채용 과정에 정 후보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직원 채용 최종 면접은 통상 병원장과 진료처장이 주관하는데, 김씨 입사는 2013년 말 결정됐고, 정 후보자는 2014년 4월 진료처장에 선임됐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의도 있었나... "정호영, 딸 편입 전 카톡에 딸 사진 올려둬"

정 후보자는 자녀들의 의대 편입 의혹과 관련해 "청탁이 불가능한 구조"였다고 했다. 동료 교수들이 정 후보자의 자녀를 알아보는 것이 불가능했다는 것이 그의 반박 논리다. 그러나 당시 병원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딸이 경북대 의대 학사 편입 전형에 응시한 2016년 전후로 서울대 과 점퍼를 입은 딸과 나란히 찍은 사진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해뒀다. 이 관계자는 "정 후보자가 해당 사진을 꽤 오랜 기간 올려 둬서 딸의 얼굴과 서울대 재학 중이란 사실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게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가까운 교수들이 그 사진을 못 봤을 리 있겠나"라고 했다. 정 후보자의 휴대폰 번호 변경으로 현재 프로필 내역에는 남아 있지 않다.

김원이 의원은 "정 후보자와 김 원장이 병원 고위직을 맡았던 기간에 자녀들이 의대에 편입하거나 직원으로 채용된 것은 그 자체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며 "인사청문회에서 면밀히 살펴보고 따지겠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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