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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11호 직전 소년이 달에 먼저 갔다고? 믿거나 말거나... [몰아보기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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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달에 처음 발을 디딘 사람이 누구인지 다들 안다. 닐 암스트롱(1930~2012)이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아폴로 10 1/2: 스페이스 에이지 어드벤처’는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열 살 남짓 소년이 1969년 7월 아폴로 11호가 인류 최초로 달에 도달하기 직전 ‘고요의 바다’에 먼저 이르렀다는 주장이다. 미항공우주국(NASA) 극비 프로젝트를 통해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이다. 정말일까. 물론 허무맹랑한 이야기다.
소년 스탠리는 평범하다. 친구들과 개굴지게 놀고, 무사태평하다. 집안은 중산층. 자녀만 다섯인 대가족이다. 피임법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이니 주변 친구들의 가정환경은 엇비슷하다. 스탠리 가족이 사는 곳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집 근처에 NASA가 있다. 동네 주민 대다수가 NASA 직원이다. 때는 1969년 여름, 미국과 소련이 우주경쟁을 치열하게 펼치면서 지구 밖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시기다. 미국 우주 탐사의 중심지 휴스턴에서 유년기를 보내는 스탠리는 누구보다 달 착륙 계획에 대한 관심이 크다. 스탠리의 아버지 역시 NASA 직원이다. 스탠리는 아버지가 멋들어진 우주비행사가 아닌 게 못마땅하다. 학교에선 아이들에게 기가 죽지 않기 위해 아버지가 하는 일을 과장해서 말한다.
아폴로 11호 발사를 앞두고 NASA 직원 2명이 스탠리를 몰래 찾아온다. 달 탐사 비밀 시험 발사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다. 공식 발사가 실패하면 소련에 망신을 당하니 완벽을 기하기 위해 마지막 점검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하필 설계 실수로 성인이 탈 수 없게 됐고, 운동신경이 발달하고 똑똑하기까지 한 소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 더해진다. 우주에 대한 호기심이 폭발 직전인 스탠리는 두 손 들어 제의를 받아들인다. 참여 조건은 단 하나. 절대 발설하지 말 것.
스탠리의 모험담이 주를 이루진 않는다. 스탠리의 달 탐사는 1969년 지구를 놀라게 했던 일을 소년의 시각에서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만 활용된다. 영화는 스탠리의 우주 탐사 소동극 대신 당대의 문화와 시대상을 돌아보는 데 집중한다. SF물이 TV에 넘쳐났던 시절, 자유분방한 히피의 사고가 씨를 뿌렸던 시기, 록과 포크가 사람들의 심장을 두드리던 때에 대한 향수를 불러낸다. 극을 이끄는 내레이터는 어른 스탠리(배우 잭 블랙의 목소리)다. 차분하면서도 장난기 어린 목소리가 누구에게나 가슴 한편에 자리 잡고 있는 유년기의 기억을 자극한다.
감독은 리처드 링클레이터다. 한국 중년들에게는 영화 ‘비포 선라이즈’(1995)와 ‘비포 선셋’(2004) 등 ‘비포’ 3부작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12년 동안 촬영하며 한 소년의 성장기를 들여다본 ‘보이후드’(2014)로 갈채를 받기도 했다. 유쾌한 음악 코미디 영화 ‘스쿨 오브 락’도 그의 솜씨에서 비롯됐다. ‘멍하고 혼돈스러운’(1993)과 ‘에브리바디 원츠 썸!’(2016)처럼 왁자지껄한 청춘 소동극으로 한 시절을 스크린에 복원하는 것도 특기다. ‘아폴로 10 1/2: 스페이스 에이지 어드벤처’는 링클레이터 감독의 여러 장기가 발휘된 애니메이션이다. 흘러간 음악이 철부지 시절의 향수를 불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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