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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후 가장 비싼 밀값에 비명 터지는 먹거리 물가…앞으로가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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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밀 수입단가가 톤당 400달러를 넘어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물류 대란으로 상승세였던 밀 가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또다시 뛰어오른 탓이다.
20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밀(밀과 메슬린) 수입량은 42만9,375톤, 수입금액은 1억7,244만8,000달러로 톤당 가격은 402달러까지 치솟았다. 2008년 12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406달러를 기록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이다.
밀 수입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난 2월 톤당 369달러에서 한 달 만에 8.9% 상승했다. 1년 전 가격(284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41.5%가 올랐다. 지난해 2분기부터 경기회복 흐름과 전 세계적 물류난으로 인한 해상운임 상승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이다.
최근 밀 가격을 급격히 밀어올린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다. 우리나라는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주로 식용 밀가루를 수입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 밀 수출량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두 국가의 수출 차질로 다른 나라들이 대체 수입처를 찾는 영향을 우리도 간접적으로 받았다.
밀 가격 상승 여파가 국내 외식 물가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서울의 칼국수 평균가격은 처음으로 8,000원을 돌파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칼국수 평균가격은 8,115원으로 1년 전 7,462원보다 8.8% 올랐다. 칼국수뿐 아니라 짜장면(5,846원) 평균가격도 1년 전에 비해 9.4% 뛰었다.
지금도 밀값 상승으로 인해 먹거리 물가가 뛰고 있는데 더 문제는 앞으로다. 고공행진 중인 밀 가격은 2분기에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2분기 곡물 수입단가지수가 식용 158.5, 사료용 163.1로 전 분기 대비 각각 10.4%, 13.6%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입단가지수는 주요 곡물 가격을 지수화해 2015년 수준을 100으로 놓고 측정한다.
밀값 상승세는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가뭄이나 전쟁위험 등 가격 인상에 하나의 원인만 있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생산부터 소비로 이어지는 전체 공급망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강창윤 미국소맥협회 한국대표는 "2007년에 호주 대가뭄으로 밀값이 지금보다도 더 비쌌던 적이 있는데, 그때는 기후 상황이 풀리면서 가격도 바로 안정화됐다"면서 "그러나 현재는 우크라이나 상황뿐 아니라 기름값부터 씨앗, 비료 등 모든 가격이 대폭 올랐고, 주요 곡물 수출국인 미국의 가뭄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훨씬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모든 가격 체계의 바닥 자체가 크게 높아지면서 단시간 내 밀값 하락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뜻이다. 강 대표는 "기후 상황이 좋아지고 우크라이나 상황이 호전되더라도 밀 가격만 안정화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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