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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물컵 사건' 후 4년째 운수권 배제…진에어 노조 "특정 기업 죽이기" 반발

입력
2022.04.20 15:23
수정
2022.04.2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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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직원과 무관한 이른바 '물컵 사건'
3년 8개월 지났지만 운수권 배분 배제…

진에어 B737-800. 진에어 제공

진에어 B737-800. 진에어 제공

진에어 노조가 최근 국토교통부의 운수권 배분 결과에 반발하면서 재배분을 촉구했다.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현 ㈜한진 사장)의 이른바 '물컵 갑질' 논란 이후 3년 8개월이 지났지만, 운수권(다른 나라에서 항공기로 여객이나 화물을 탑재 및 하역할 수 있는 권리) 배분에서부터 배제된 건 부당하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진에어는 한진칼 자회사다.

진에어 노조는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국토부 항공교통심의위원회 운수권 배분에서 진에어가 또다시 배제된 것은 매우 유감이다"며 "2018년부터 법적 근거도 없는 국토부 제재로 인해 신규항공기 도입 불가, 운수권 배분 불가 처분을 당했고 지금까지 단 한 곳의 신규 노선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이어 "전 직원이 함께 고통을 분담하며 (코로나19 등) 대외적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노력하는 현시점에서 국토부의 이번 결정은 연월 중국 운수권 배분 제외 이후 진에어만을 특정해 두 번 죽이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진에어는 2018년 8월 국토부로부터 신규 운수권 불허 및 신규 항공기 도입 제한 등의 경영 확대 금지 제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조현민 전 부사장이 이른바 '물컵 갑질' 논란으로 지탄을 받았는데, 미국 국적 보유자인 조 전 부사장이 불법으로 진에어 등기임원에 오른 사실이 드러난 데 따른 조치였다.

노조 측은 진에어 직원들과는 무관한 사건으로 인해 운수권 배분에서 제외돼 자사 직원들이 망연자실한 상태에 놓였다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2018년 제재 당시 애초부터 직원들은 잘못도 없었고 근거도 없는 제재였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노력했고 다시 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항공업계에 몰아닥치는 온갖 악재를 감내하며 참아왔다"면서 "제재에 이어 코로나 사태로 뼈를 깎는 고통에 동참하며 항공업이 회복되기만을 기다려 왔는데 운수권 배분 제외로 1,700명의 직원과 그 가족들의 실낱 같은 희망마저 빼앗아 버린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진에어 노조 측은 국토부의 운수권 배분 결정이 정무적 판단이라면서 행정 조치 등을 통해 문제제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노조는 "국토부의 노골적인 진에어 죽이기는 관련 법과 국토부 훈령 등에 따르면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과거의 낙인과 최근 이슈화되는 항공사 간 통합을 정무적으로 판단해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며 "이번 결정을 좌시하지 않고 각종 행정 조치 등을 통해 위법성을 바로잡겠다"고 전했다.

앞서 국토부는 14일 항공교통심의위를 열고 몽골 노선 운수권 등을 8개 국적 항공사에 배분했다. 지난해 8월 몽골과의 항공회담을 통해 추가 확보한 인천~울란바토르 성수기 시즌(6~9월) 운수권 주 9회는 신규 진입한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에 각각 주 4회, 주 3회 배분됐다. 이는 그동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운항했던 몽골 노선에 저가항공사(LCC)가 신규 진입하면서 더 저렴한 운임으로 몽골을 방문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됐다. 한진칼 자회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몽골 노선 운수권을 국토부에 신청했지만 모두 운수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업계에선 모회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결정된 상황에서 양사의 자회사에도 운수권이 돌아갈 경우 독점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이러한 배제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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