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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상하이 테슬라 ‘침낭 근무’로 공장 재가동...민심은 악화일로

입력
2022.04.20 17:3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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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등 폐쇄루프서 재가동
전체 정상 조업은 아직
"봉쇄 반대" 현수막 내걸리는 등
상하이 시민 공개적 불만 표출

중국 상하이의 코로나19 봉쇄지역에서 14일 한 여성이 차단벽 사이로 노점상에게 음식을 주문하고 있다. 상하이=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의 코로나19 봉쇄지역에서 14일 한 여성이 차단벽 사이로 노점상에게 음식을 주문하고 있다. 상하이=연합뉴스


급작스러운 '봉쇄령'으로 지난달 28일 이후 가동이 중단됐던 중국 상하이시의 테슬라 등 일부 제조업 공장들이 힘겹게 재가동을 시작했다. 중국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 일부 지역의 격리를 해제하며 제한적 봉쇄 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제로 코로나' 정책을 놓고 주민 불만은 갈수록 표면화하는 양상이다.

20일 글로벌타임스와 펑파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상하이에 자동차 생산 공장을 둔 테슬라와 상하이자동차그룹(SAIC)이 '폐쇄 루프' 시스템 가동을 전제로 공장 운영을 재개했다. 폐쇄 루프(closed loop) 시스템이란 제한된 공간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엄격한 통제하에서만 외출이 허용되는 것을 말한다.

"내달 중순쯤 공장 조업 정상화"

중국 정부는 지난 18일 폐쇄 루프 시스템 도입 등을 조건으로 조업을 재개할 수 있는 이른바 ‘화이트 리스트’를 발표하고 666개 기업을 대상으로 허용했다. 이들 기업 중 자동차 관련 업체가 251개사로 37.7%를 차지했다.

테슬라는 이에 따라 직원들에게 폐쇄 루프에서 사용할 침낭과 매트리스를 제공했다. 상하이 공장 내 별도 기숙사가 없어 공장에서 먹고자는 사실상의 '야전 근무'를 시작한 셈이다. 직원들은 첫 출근 3일간은 매일 핵산(PCR) 검사를 받아야 하며, 하루 2차례의 체온 측정도 해야 한다.

현재 테슬라 공장이 보유한 완성차 부품 재고는 약 1주일 분량으로 전해졌다. 상하이 봉쇄 상황을 고려하면 추가 부품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 언론들은 봉쇄 이전 수준의 생산 라인 회복은 내달 중순쯤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하이 시 당국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날 400만여 명의 주민이 전면 봉쇄에서 풀려났다"고 밝혔다. 시 당국은 지난 11일부터 상하이를 봉쇄구역(7일 이내 확진자 발생구역), 통제구역(7일 이내 확진자 미발생 구역), 예방구역(14일 이내 확진자 미발생구역) 등 3개로 나눠 관리해왔는데, 봉쇄구역 내 400만 명이 격리에서 해제됐다는 뜻이다. 단, 1명의 확진자라도 재발생할 경우 다시 격리된다는 점에서 격리 해제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하이 봉쇄 조롱 랩송 등장

상하이의 19일 일일 신규 감염자 수는 1만8,901명(무증상 감염 1만6,407명 포함)으로 집계됐다. 지난 6일 이후 12일 만에 다시 2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것이나, 생필품 부족 등 봉쇄 장기화에 따른 시민들의 불만 표출은 오히려 노골화하고 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최근 상하이의 한 도로에는 봉쇄 조치 와중에 숨진 이들의 이름과 "무제한 봉쇄 반대"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한 유명 래퍼는 상하이 상황을 신랄하게 비판한 가사를 담은 노래를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새로운 노예(新奴隸)'라는 제목의 이 노래에는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될 사람은 갇히고, 병원에 가야 할 사람은 병원에 못 가… (관료들은) 스스로 고등 동물인 척하지만 동물보다 잔인하다" 등 상하이 봉쇄 정책을 조롱하는 내용이 담겼다. 발표 직후 폭발적인 반응을 부른 이 음원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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