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서울시장 공천 배제에..."노영민은?" 민주당 지도부 파열음

입력
2022.04.20 11:10
수정
2022.04.2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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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위원장 "결과 유출 경위 조사"

윤호중(오른쪽),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호중(오른쪽),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이 20일 송영길 전 당대표 등에 대한 전략공천관리위원회(전략위)의 서울시장 공천 배제 결정으로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략위가 전날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인사의 공천은 안 된다'는 명분으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송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을 후보 공천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지도부에 제안했으나, 당 비대위원회의에서 '고무줄 잣대'라는 비판이 공개적으로 제기되면서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저는 (송 전 대표와 박 의원을 배제한) 이 결정을 당원과 서울시 국민 모두를 외면한 결정으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충북지사 후보로는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인 부동산 실패 원인의 책임자를 공천했는데, 서울에서는 대선 때 누구보다 헌신했지만 선거 결과 총괄책임을 지고 물러난 전 당대표를 탈락시켰다"며 "고무줄 잣대"라고 직격했다.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다주택 처분 지시에 강남의 '똘똘한 한 채’를 남겨 논란이 된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충북지사 후보로 단수공천을 받은 반면, 송 전 대표가 대선 패배의 책임으로 공천에서 배제된 결정에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 노영민 후보도 탈락시키든지, 그것을 못 하겠다면 서울에 공천을 신청한 예비후보가 모두 참여하는 공정한 경선을 해야 한다"며 "서울시장 경선을 하지 않겠다는 건 패배 선언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전략위의 결정에 대한 의결 권한이 있는 비대위 논의 과정에서 제동을 걸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광장에서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광장에서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권지웅 비대위원도 "전략위 결정은 민주당을 더 낫게 만드는 결정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며 "지금은 서울과 광역시 선거에 용기를 내 출마해 준 후보들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내고 지원해야 할 때"라고 가세했다.

다만 회의 모두발언에서 관련 언급을 하지 않은 비대위원 중 일부는 전략위 결정에 공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박 위원장 등의 반발이 수용될지는 미지수다.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송 전 대표 배제 결정의 적절성 여부를 언급하는 대신 '결과 유출'만 지적했다. 그는 "전략위의 심사 결과는 공동비대위원장에게만 보고하도록 돼 있는데 어제 심사 결과가 언론에 유출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윤리감찰단에 유출 경위를 조사해서 징계할 것을 직권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성택 기자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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