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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호르몬 '프탈레이트' 노출 어린이, 비만 위험 60% 높아

입력
2022.04.2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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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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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이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phthalates)에 노출되면 비만이 될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미정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팀(박미정, 김신혜, 문신제, 서문영)이 제3기 국민환경보건 기초 조사(2015~2017년)에 참여한 3~17세 2,351명의 몸속 내 비스페놀 A 농도를 분석한 결과다.

프탈레이트는 폴리염화비닐(polyvinyl chlorideㆍPVC) 제품을 쉽게 가공할 수 있게 만드는 가소제다. 바닥재ㆍ식품포장재ㆍ플라스틱 용기ㆍ의약품 보관 용기 등 다양한 제품 가공에 쓰이며, 샴푸ㆍ화장품 등 개인 위생 용품에 향기가 나도록 한다.

포장재에서 옮겨진 프탈레이트가 함유된 음식물 섭취, 프탈레이트 함유 제품 접촉이나 오염된 공기 흡입 등 다양한 경로로 인체에 노출된다.

연구팀은 국내 소아청소년 소변에서 검출된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와 디부틸프탈레이트(DBP) 대사체 농도가 미국ㆍ캐나다ㆍ독일 소아청소년보다 높았다.

특히 프탈레이트류 중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대사체 농도가 높은 소아청소년은 농도가 낮은 소아청소년보다 비만이 될 위험이 60%가량 높았다고 보고했다.

박미정 교수는 “프탈레이트류는 지방세포 분화와 지질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PPAR-감마(Peroxisome Proliferator-Activated Receptor-gamma)를 활성화하고 갑상선호르몬 기능을 저해함으로써 비만을 유발할 것으로 의심돼 온 내분비교란물질(환경호르몬)”이라며 “이번 연구로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노출이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 위험과 관련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했다.

김신혜 교수는 “프탈레이트 노출 정도는 청소년보다 미취학 어린이에게서 더 높았는데, 나이가 어릴수록 섭취ㆍ흡입ㆍ접촉을 통한 독성 물질 흡수율이 더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교수는 따라서 “생활용품이나 손가락을 입으로 빠는 아이들의 습성도 어린이들을 프탈레이트에 쉽게 노출된다”며 “어린이 손과 입에 닿는 물건을 관리하고 주기적인 청소해 프탈레이트가 함유된 먼지를 제거하는 것이 노출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Endocrine and Metabolism’ 4월호 온라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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