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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앓은지 15년되면 60~70%가 앓는 이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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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에 걸린 지 10년이 된 김모(55)씨는 최근 밤에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지속돼 녹내장이 아닌지 의심돼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김씨의 진단명은 녹내장이 아닌 ‘당뇨망막병증’이었다. 김씨는 담당 의사에게서 병이 상당히 진행한 단계라는 말을 듣고 오랜 기간 별다른 증상이 없이 병이 깊어졌다는 사실에 놀랐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 합병증의 일종으로 망막 조직에 문제를 일으켜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는 3대 실명 질환의 하나다.
당뇨병 병력이 15년 전후인 환자의 60~70%에서 나타난다. 혈당이 높거나 당뇨병 유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발병률이 증가한다.
하지만 2020년 7월~2021년 6월 진행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당뇨병 적정성 평가결과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중 당뇨망막병증으로 인한 실명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안저(眼底) 검사를 받은 환자는 최근 2년간 46%에 불과했다. 특히 30~59세 환자의 검사 비율은 30%에 그쳤다.
특별한 자각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시력이 서서히 떨어지기에 몰라서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한 번 발생하면 혈당 수치가 정상으로 유지돼도 계속 악화돼 예방 및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당뇨병으로 인한 지속적인 고혈당이 눈 속 혈관에 영향을 주면 출혈이 발생하거나 혈액 속 성분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 망막에 쌓일 수 있다.
혈관 밖으로 유출된 성분이 시세포가 밀집된 황반에 쌓이면 부종이 생기거나 망막 전반에 손상을 줘 시력이 떨어진다. 이를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이라고 한다.
이때 눈앞에 먼지가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비문증(飛蚊症), 어두운 공간에서도 빛이 보이는 광시증(光視症), 흐린 시야, 일시적인 시력 저하, 야간 시력 저하 같은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망막에 혈액이 장기간 정상적으로 흐르지 않으면 신생 혈관이 생길 수 있다. 신생 혈관이 생기는 단계까지 진행한 당뇨망막병증은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이라고 한다.
신생 혈관의 혈관벽은 매우 약하므로 출혈이 생기기 쉬워 유리체 출혈, 망막 앞 출혈, 섬유화 증식, 견인 망막박리 등을 동반하는데 심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 증상을 느꼈을 때는 병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때 수술하거나 치료해도 이전 시력을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고, 심하면 실명에 이르기도 한다.
이처럼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당뇨망막병증을 조기 발견하고 시력을 지키려면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당뇨병이 있다면 6개월~1년에 한 번 정도 안과 진료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당뇨망막병증 진단을 하려면 다양한 눈 검사를 시행한다. 우선 안저 검사를 통해 망막 출혈 여부, 삼출물 정도와 신생 혈관 유무를 확인한 후 형광 안저 촬영을 통해 혈관 누출과 혈관 폐쇄를 확인한다.
또한 병 진행으로 안저 관찰이 어렵다면 초음파검사를 통해 정도를 파악하고 수술 여부를 정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빛 간섭 단층 촬영으로 황반 부종과 황반 주름, 견인 등을 알 수 있다. 이 밖에 망막 기능 파악을 위해 망막 전위도 검사, 색각 검사, 대비 감도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당뇨망막병증을 치료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혈당 조절이다. 안과 치료로는 질환 진행 정도에 따라 주사 치료, 레이저 치료,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 초기에는 황반부종 치료와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항체를 눈에 주사하여 비정상적인 신생 혈관 생성을 억제할 수 있다.
또한 증식성 망막병증 진행을 예방하고 신생 혈관을 퇴행시키기 위해 범망막 레이저 광응고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인한 유리체 출혈량이 많고 제거하기 어렵다면 유리체 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최문정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전문의는 “당뇨망막병증은 한 번 발생하면 완치하기 어렵지만, 조기 발견해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심각한 시력 손상을 50~60% 정도 예방할 수 있다”며 “당뇨병이 있다면 안과에서 정기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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