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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약한’ 췌장암, 최근 13년새 2.15배 증가

입력
2022.04.1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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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이상 고령 환자 가장 크게 증가해
비수도권 환자 50% 이상 서울에서 치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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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생존율이 10%를 겨우 넘겨 ‘최악의 암’으로 불리는 췌장암이 최근 13년새 2.1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병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한국 췌장암의 치료 경향 및 결과에 대한 국가적 자료 분석’을 시행한 결과다.

조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맞춤형 건강정보 자료를 이용했다. 조사 대상자는 2006~2019년 입원이나 외래 진료 청구서에 췌장암(C25) 진단 코드와 암 산정 특례 코드(V193)가 있는 환자(18세 이상)를 대상으로 했다.

연구 결과, 췌장암 환자는 2006년 3,794명에서 2019년 8,153명으로 13년 새 4,359명(2.15배)이 증가했다.

연령별로 환자 수 증가비를 보면 80세 이상이 4.19로 가장 높았고, 70대 2.18, 60대 1.77, 59세 이하 연령군 1.68로 췌장암 발생은 연령이 높을수록 증가 양상이 뚜렷했다.

치료 유형을 살펴보면 전체 환자 7만9,008명 가운데 보존적인 치료만 받은 환자(50.7%)가 가장 많았다. 수술 받지 않고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26.6%), 수술 받은 환자(21.0%), 동시항암방사선요법(1.3%), 순이었다.

연도별로는 2006년 대비 2019년 수술(9.4%)과 항암화학요법(10.9%)은 점차 증가한 반면, 보존 치료만 받은 환자는 2006년 61.0%에서 2019년 41.5%로 감소했다.

연령별로 보면 모든 연령에서 수술이나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비율이 증가했다. 특히 70대는 수술이 2006년 9.5%에서 2019년 23.9%로 뚜렷이 늘었다.

항암화학요법도 2006년 13.6%에서 2019년 35.1%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반면 80세 이상은 수술과 항암화학요법이 조금씩 늘었지만 80% 이상 환자가 여전히 보존 치료만 받고 있었다.

항암화학요법에 사용된 항암제는 2006~2011년에는 젬시타빈 단독 요법이, 2011~2015년에는 젬시타빈+에로티닙(Gemcitabine+Erlotinib) 병합 요법이 가장 많이 쓰였다.

2017년부터는 젬시타빈+납-파클리탁셀(Gemcitabine/Nab-paclitaxel) 병합 요법과 폴피리녹스 (FOLFIRINOX) 주요 항암 요법이 됐다.

이러한 항암화학요법 치료 경향은 건강보험 급여 적용 시기에 일치해 바뀌어 항암제의 건강보험 급여가 실제 의료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사용량 증가로 나타났다.

지난 14년간 중앙 생존 기간은 80세 이상은 2.4개월에서 3.4개월로 1개월 향상, 70대는 4.2개월에서 8.3개월로 4.1개월 향상, 60대는 6.8개월에서 14.6개월로 7.8개월 향상, 그리고 59세 미만은 8.8개월에서 18.8개월로 10개월이 향상됐다.

췌장암 환자 생존율은 연령이 낮을수록 높았고, 수술과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에서 향상됐다.

박병규 교수는 “췌장암으로 수술 받은 환자의 전체 생존 기간은 수술 후 사망률 감소에 의한 안전성 증가, 외과적 절제술 개선, 수술 후 보조 치료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지난 20년간 상당히 개선됐다”고 했다.

박 교수는 “항암화학요법으로 인한 생존율 향상은 항암제별 효과를 분석해 본 결과 젬시타민+납-파클리탁셀 병합 요법과 폴피리녹스 도입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췌장암 환자의 지역별 의료기관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비수도권 환자 50% 이상이 서울에서 수술을 받았다.

항암화학요법 치료도 비수도권 환자 가운데 서울에서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비율은 2006년 32.7%에서 2019년 42.2%로 점점 늘어 서울 집중 현상이 두드러졌다.

박 교수는 “수술과 달리 항암화학요법은 약제 투입이므로 의료기관의 인프라만 갖추면 더 많은 치료할 수 있어 수술보다 서울 집중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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