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19일(현지시간) 올해 세계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제시한 4.4%에서 0.8%포인트나 낮춘 3.6%로 수정했다. 앞서 세계은행(WB)도 자체 전망치를 기존 4.1%에서 3.2%로 크게 낮췄다. 양대 국제금융기관이 연차총회에서 기존 전망치를 불과 2개월 만에 크게 낮춘 건 우크라이나 전쟁의 부정적 파급효과를 우려해서다. IMF는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3.0%에서 2.5%로 낮추고, 물가상승률은 3.1%에서 4.0%로 크게 높였다.
IMF가 분석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부정적 파급효과의 골자는 경기회복세 둔화와 인플레이션 확대다. 우선 전쟁 장기화와 러시아 경제제재는 국제교역 위축, 공급망 훼손을 지속시켜 2분기 이후 기대된 경제 회복세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경기둔화 속에서도 세계물가는 되레 가파른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됐다. 역시 전쟁 등에 따른 원유, 곡물,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는 얘기다.
IMF의 우리나라 경제전망 수정치는 4월 금통위 당시 한은이 제시한 수정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2%대 중후반, 물가는 4%대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에 크게 영향받는 개방형 경제 특성상 여타 선진국 대비 글로벌 경기둔화 타격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경기둔화와 인플레이션 확대가 공존하는 유사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의 지속이다.
미국 등은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더 급한 인플레이션 불을 끄기 위해 금리 인상 등 긴축 속도전에 나설 조짐이다. 그 경우 우리 경제는 고물가와 고환율, 그리고 내외 금리차 완화를 위한 한은의 동반 금리 인상에 따른 고금리 등 ‘3중고’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3중고의 악순환에 빠져 경기가 더 악화하면 진성 디플레이션 국면이 닥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몰려오는 경제 먹구름을 헤쳐나갈 새 정부의 돌파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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