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인선'이 보여주기용?... 윤 당선인 측 "차관급도 트로피 인사 없다"

입력
2022.04.19 17: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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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서울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3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서울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3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19일 차관급 인선에서도 '능력'이 최우선 기준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1차 내각(국무총리 및 18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선을 두고 '서오남(서울대·50대 이상·남성)', '남영동(남성·영남·서울대 동문)' 등 비판이 제기되면서 차관급에선 다양성을 보완할 것이란 관측에 선을 그으면서다. 첨예한 젠더·세대·진영 갈등 해소를 위한 통합 인선을 '트로피 인사'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인수위 브리핑에서 차관급 인선 기준과 관련해 "앞으로 새로이 소개해드릴 인사에서도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한 '트로피 인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의 인선 기준은 그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유능함, 직을 수행할 수 있는 실질적 능력"이라며 "성별·지역·연령에 따른 제한을 따로 두지 않고 국민이 부여하신 그 직을 성실하게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최고의 전문가들을 국민 앞에 선보이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국민 통합을 위해 다양성을 갖춘 인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트로피 인사'로 표현한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많다. 성공한 남성이 트로피처럼 미모의 아내를 얻는 것을 뜻하는 '트로피 와이프'를 연상시키는 것으로, 통합 인선을 전리품을 나눠 갖거나 과시하는 것 정도로 치부했기 때문이다.

'능력주의'를 강조하는 인선은 윤 당선인의 뜻과 맞닿아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0일 내각 1차 인선을 발표하며 "선거 운동 과정에서 할당이나 안배를 하지 않겠다고 말씀 드렸다"고 했다. 또 "지명해야 할 공직이 많고 대한민국 인재가 어느 한쪽에 쏠려 있지 않기 때문에 결국 지역, 세대, 남녀라든가 균형이 잡힐 것"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1기 내각 인선 결과, 총 19명 중 여성은 3명에 그쳤다. 출신지역에선 영남(7명) 편중이 두드러진 반면 광주·전남은 한 명도 없었다. 출신학교도 서울대가 과반인 10명으로 윤 당선인과 동문인 법대 출신도 5명에 달했다. 전문성과 능력을 확인하기도 전에 국회 인사청문회 전부터 도덕성과 결부된 각종 의혹으로 도마에 오른 후보자들도 있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1기 내각 인선과 관련해 "다양성 부족이라는 비판을 인지하고 있다"며 "차관급 인사에선 우려나 걱정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위 관계자도 "(장관 인선에선) 구조적으로 인재 풀 자체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다. 검증 단계에서 배수가 좁혀질수록 (남성, 60대 이상) 후보들이 많이 남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며 "차관급 인사에선 성별과 연령에서 좀 더 다양하게 인재 풀이 넓어졌다는 평가를 전해 들었다"고 설명했다. 향후 인선에서 다양성이 보완되더라도 인재 풀 확대에 따른 결과지 안배나 할당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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