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풀렸는데 변이는 줄 잇고... '오미크론 꼬리' 6월까지 가나

입력
2022.04.19 17:5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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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이상 4차접종 사전예약률 7.8% 그쳐
오미크론 변이는 XL 이어 XE, XM까지 나와

19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1가2동 노인복지센터에서 오는 25일 운영 정상화를 앞두고 방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1가2동 노인복지센터에서 오는 25일 운영 정상화를 앞두고 방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 하루 만에 새로운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들이 확인됐다. 확진자 수는 다시 11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일상회복을 시도하면서도 고위험군은 보호하기 위해 시행키로 한 4차 접종은 첫날 예약률이 7%대에 그쳤다. 오미크론 꼬리가 6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재조합 변이 꽤 퍼졌을 것”

1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 XE 감염자가 2명(20대, 50대), XM이 1명(60대) 확인돼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중 영국에서 들어온 XE 감염자 1명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은 모두 국내에 머물렀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일부 재조합 변이가 해외유입이 아닌) 국내에서 발생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감염자들은 일반 코로나19 환자와 다른 특이 증상 없이 모두 격리 해제됐다고 방대본은 설명했다.

오미크론과 오미크론 하위 변이들의 유전자가 뒤섞여 만들어진 재조합 변이가 국내에서 확인된 건 지난 12일 XL 1명(40대) 이후 일주일 만이다. 방대본은 XL 감염자와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동거인 2명과 직장동료 11명을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감염의 선후 관계가 애매한 경우가 많아 전파 범위나 감염 경로를 정확히 밝히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18일 저녁 서울 홍대 인근 거리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18일 저녁 서울 홍대 인근 거리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스텔스 오미크론(BA.2) 검출률은 10~16일 기준 91.5%까지 올라갔다. 줄어드나 싶었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이날 0시 기준 11만8,504명을 기록하며 전날(4만7,743명)의 약 2.5배나 늘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확진자가 여전히 많은 만큼 국내에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들이 꽤 퍼져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XL, XE, XM 같은 재조합 변이들은 전파력이 오미크론과 비교해 10% 정도 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고위험군 보호에 '경고등'

유행 규모가 여전히 크고 재조합 변이 확산 가능성도 높은데 거리두기가 해제된 바람에 방역 경각심은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피해는 고스란히 고위험군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확진자 가운데 중증 위험이 높은 60세 이상의 비율은 이달 들어 20%를 넘어섰다. 위중증 환자는 이날로 사흘째 800명대에서 내려가지 않고 있고, 사망자도 130명으로 여전히 세 자릿수다. 이 단장은 “5월 하순이나 6월까지도 감소세 유행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14일 오후 서울 은평구 청구성심병원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에 앞서 병원 관계자의 안내를 받고 있다. 뉴스1

14일 오후 서울 은평구 청구성심병원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에 앞서 병원 관계자의 안내를 받고 있다. 뉴스1

현재 위중증 환자의 약 85%, 사망자의 95%가 60세 이상이다. 그러나 60세 이상 4차 접종 사전예약 첫날인 18일엔 약 69만 명(7.8%)이 예약하는 데 그쳤다.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당일접종으론 약 40만 명(2.9%)이 맞았다. 방역당국은 고령층 4차 접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 사이에는 먹는 치료제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예방용 항체 제제인 ‘이부실드’를 도입하는 편이 더 나을 거라는 의견이 많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고위험군이라도 팍스로비드나 렘데시비르를 조기에 쓰면 폐렴으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며 “일반 고령층에겐 먹는 치료제와 항체치료제를 빠르게 투여하고, 면역이 약한 사람들에겐 외부에서 항체를 넣어주는 이부실드로 예방 기간을 늘리는 방법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지난 14일 기준 먹는 치료제는 국내에 51만 명분이 남아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는 이날 먹는 치료제 추가 물량 확보를 위해 정부와 협의 중이며, 처방 대상을 12세 이상 기저질환자로 확대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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