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해제 첫날… 을지로 호프 골목에 손님 한가득

입력
2022.04.18 21:50
수정
2022.04.18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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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북적한 느낌 좋다" 모처럼 회포 풀어
식당가는 "규제 이미 많이 풀려서" 덤덤
시민들 "시기상조" vs "일상회복" 엇갈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18일 저녁, 서울 중구 을지로 노가리 골목에 시민들이 가득 모여있다. 박지영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18일 저녁, 서울 중구 을지로 노가리 골목에 시민들이 가득 모여있다. 박지영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 2년 만에 전면 해제된 18일, 자영업자들은 "드디어 정상 영업이 가능해졌다"며 환영했다. 다만 순차적인 방역지침 완화 속에 점심·저녁 장사 회복에 주력해온 식당가보다는, 이제야 자정 넘어서까지 심야 영업을 할 수 있게 된 유흥가의 표정이 한층 밝았다. 시민들은 "완연한 일상 회복의 신호"라며 반기는 쪽과 "성급한 방역 해제"라고 우려하는 쪽으로 뚜렷이 갈렸다.

영업시간 제한으로 직접적 타격을 입었던 술집들은 규제가 완전히 걷히자 반색하는 분위기다. '노상 호프'로 유명한 서울 중구 을지로 노가리골목은 빈 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북적였다. 자리를 잡기 위해 대기하는 이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김모(29)씨는 "지난주부터 밤 9시 넘어서도 손님이 계속 온다"며 "이번 주말엔 더 많은 분들이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술집은 "오늘 단체 예약이 3건 들어왔다"며 "모두 예약 인원이 10명 이상이라 직장인 회식이 재개된다면 매출 회복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인원이나 시간 제한이 사라져 부담 없이 술자리를 즐겼다. 을지로를 찾은 김소연(20)씨는 "작년에 성인이 되고 나서도 그간 맘껏 즐기지 못했다"며 "북적북적한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 같은 곳을 찾은 윤모(67)씨는 "오늘이 거리두기 해제되는 날인지 모르고 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반면 점심을 먹는 직장인이 주요 고객인 서울 종로구 식당가는 거리두기 해제 효과가 그다지 체감되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2주 전인 지난 4일 모임 가능 인원이 10명, 영업 시간이 자정까지로 각각 늘어나 영업 정상화의 최대 애로사항이던 단체손님 규제가 대폭 풀렸기 때문이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 근처 한식점에서 일하는 이모(34)씨는 "우리는 점심 장사 위주라 이번 조치와 큰 상관이 없다"며 "10명 넘는 단체손님 예약도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근처 설렁탕집 주인도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완화되면서 매출을 어느 정도 회복한 상태"라며 "거리두기 해제 영향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시민들 반응은 엇갈렸다. 한편에선 정부가 섣부른 판단을 내렸다는 우려가 나왔다. 직장인 한모(27)씨는 "코로나 유행세로 보건대 거리두기 해제는 시기상조"라며 "정부가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더라도 나는 계속 쓰고 다닐 것"이라고 단언했다. 직장인 최모(30)씨는 "회식은 아직 자제해야 할 텐데 상사가 주최한다면 울며 겨자먹기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지난 만큼 이젠 방역조치를 해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광화문에서 근무하는 김석훈(38)씨는 "코로나19가 유행한 지 2년이 지났는데 유행 초기처럼 대응하는 건 비합리적"이라며 "일상 회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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