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조국 사태 때 민주당과 달라야"… '정호영 사퇴' 촉구한 국민의힘 청년들

입력
2022.04.18 16:45
수정
2022.04.18 18:38
5면
구독

지난해 10월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왼쪽) 대표와 김용태 최고위원이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오대근 기자

지난해 10월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왼쪽) 대표와 김용태 최고위원이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힘에서 청년 정치인을 중심으로 '아빠 찬스' 의혹에 휩싸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기 시작했다. 정 후보자 자녀에 대한 특혜 입학·병역 논란으로 '공정'이란 가치에 민감한 2030세대가 지지층에서 이탈할 경우, 윤석열 정부 초기 국정 운영은 물론 6·1 지방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포문은 1990년생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열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후보자를 향해 "윤석열 정부의 공정이 훼손되지 않고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거취에 대해 직접 결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정 후보자는 이해충돌 의혹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며 "적극적 위법행위가 없었다고 해도 국민의 일반적 눈높이에서 납득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지도부에서 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공개 요구한 것은 처음이다.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고위직 재직 당시 자녀들이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것은 이해충돌 소지가 충분해, 그 자체만으로 결격 사유라는 게 김 최고위원의 주장이다. 명확한 불법 행위가 드러나지 않아 문제 될 게 없다는 윤 당선인 측 태도와 온도차가 확연하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해 6월 전당대회에서 청년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1993년생 박민영 대변인은 전날 페이스북에 "정 후보자 의혹이 점입가경"이라며 "조국 사태를 잊어선 안 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달라야 한다"고 밝혔다. '조국 사수'를 외치다 민심을 잃고 정권을 내준 민주당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 내 청년 민심을 대변해온 하태경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정 후보자가 억울하더라도 자진 사퇴하는 게 맞다"고 가세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건물에서 출근하던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건물에서 출근하던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들이 한목소리로 '정호영 불가론'을 외치는 이유는 2030세대의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아서다. 정 후보자에게 제기된 자녀 입시·병역 특혜 의혹은 2030세대가 특히 예민하게 바라보는 이슈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힘과 윤 당선인을 지지하는 2030세대 상당수는 조국 사태를 계기로 민주당에서 이탈한 청년층"이라며 "이들이 이번 일로 이탈한다면 지방선거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아직까지는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지켜보자"는 입장이 다수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만약 청문회에서 중대한 결격 사유가 밝혀진다면 그때 가서 인사의 잘못을 지적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정 후보자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한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윤 당선인 측이 정면돌파를 선택한 만큼 거기에 맞춰가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박준석 기자
손영하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