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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원 "머스크 '테슬라 상장폐지 자금 확보' 트윗은 거짓말"

입력
2022.04.18 09:18
수정
2022.04.18 17:0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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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테슬라 비상장 전환 검토, 자금 확보" 트윗
3주 후 발언 철회…미국 증시 타격
집단소송 낸 투자자들 "우리가 일부 승소"

지난 14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테드(TED) 콘퍼런스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터뷰 도중 발언하고 있다. 밴쿠버=AFP 연합뉴스

지난 14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테드(TED) 콘퍼런스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터뷰 도중 발언하고 있다. 밴쿠버=AFP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회사를 '상장폐지하겠다'는 트윗을 올려 미국에서 집단소송을 당한 것과 관련해 법원이 트윗에 고의적인 거짓말이 포함됐다고 판단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이 머스크 CEO가 사실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테슬라를 상장폐지할 자금을 확보했다는 거짓 트윗을 올렸다고 결론 내렸다며 보도했다.

이 사실은 집단소송을 한 테슬라 주주들의 변호인이 15일 밤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드러났다. 서류는 소송과 관련해 머스크 CEO가 그 전날 한 콘퍼런스에서 한 발언에 이어 추가적인 공개 발언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명령을 요청하기 위해 제출됐다.

주주들은 연방법원 결론에 따라 자신들이 소송에서 승소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결정은 머스크 CEO 측이 기밀 사항으로 여기는 증거와 관련돼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다.

머스크 CEO는 앞서 지난 2018년 8월 "테슬라를 주당 420달러에 비상장 회사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자금은 확보됐다"는 트윗을 올렸다. 이후 몇 주간 테슬라 주가가 요동치며 미국 증시는 큰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3주 뒤 자신의 발언을 백지화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 사안을 조사한 뒤 머스크 CEO를 증권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이후 머스크 CEO는 SEC가 향후 테슬라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조건으로 테슬라와 함께 벌금 4,000만 달러(약 480억 원)를 내고, 향후 올리는 트윗은 사전 점검을 받기로 합의했다. 그러자 일부 테슬라 주주들은 머스크의 사기로 자신들이 투자 손해를 봤다며 그와 테슬라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론적으로 이번 소송의 배상액이 최대 120억 달러(약 14조7,000억 원)에 달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2억6,000만~3억8,000만 달러(약 3,200억~4,670억 원) 정도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14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테드(TED) 콘퍼런스에서 SEC 관리들을 '나쁜 자식들(bastards)'이라고 부르며 SEC가 자신이 자금을 확보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공개조사를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테슬라의 자금 사정이 어려웠는데 은행이 SEC와 합의하지 않으면 운영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했고, 그렇게 되면 테슬라가 즉시 파산할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신이 SEC에 양보하도록 불법적으로 강요당한 셈이라고 말했다.

CNBC는 "머스크가 왜 테슬라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느꼈는지는 불투명하지만, 동시에 그는 테슬라를 비상장 회사로 전환하는 데 드는 수조 원은 확보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며 발언의 모순점을 지적했다.

머스크 CEO의 변호인은 "머스크가 테슬라를 비상장 회사로 전환하는 걸 고려했고, 그럴 수 있었다는 사실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남은 것은 돈을 벌려는 변호사와 표현의 자유를 훼손해가며 그 진실이 밝혀지는 걸 막으려는 사람들뿐"이라고 주장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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