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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살인' 피해자 누나 "이은해, 동생 사망 이듬해 도움 요청"

입력
2022.04.17 12:00
수정
2022.04.1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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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인터넷 카페에 글 올려 심경 밝혀
"그 짐승들 도저히 용서할 수 없어
늦었지만 법 심판받을 수 있어 다행"

지난 16일 오후 경기 고양시 덕양구 모 오피스텔에서 붙잡힌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왼쪽)와 공범 조현수가 인천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6일 오후 경기 고양시 덕양구 모 오피스텔에서 붙잡힌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왼쪽)와 공범 조현수가 인천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뉴시스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와 조현수(30)가 검찰 수사를 받다가 달아난 지 4개월 만에 붙잡힌 가운데 피해자 윤모(사망 당시 39세)씨의 누나가 "너무나 다행"이라는 심경을 밝혔다.

윤씨의 누나 A씨는 17일 오전 계곡 살인 사건 관련 인터넷 카페에 "사건이 덮어질까 두려웠고 막막했던 게 사실"이라며 "늦었지만 법으로 심판받을 수 있는 자리까지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올렸다.

그는 "아이를 키우는 어느 엄마가 살인을 저지른 대가로 얻은 보험금으로 아이를 키우려고 하나요? 이은해는 제 동생을, 저희 가족을 기망하고 얇은(얕은) 수로 세상을 속이려고 했다"면서 "제 동생을 담보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고 했던 그 짐승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다"고 적었다.

A씨는 동생 윤씨가 사망한 이듬해인 2020년 이씨가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이씨는 (윤씨 사망 사건) 내사 종결 후 보험금을 받을 생각에 몇 개월은 행복을 꿈꾸고 완전범죄라고 생각했었을 것"이라며 "그동안 저희 가족은 지옥이었는데, 이은해는 여행을 다니며 보험금 입금될 날만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20년 봄쯤 (윤씨 사망) 보험금 지급이 계속 미뤄지니 (이씨가) 제게 도움을 청했던 그 뻔뻔함을 아직도 기억한다"며 "언제까지 그럴 수 있는지 지켜보려 한다"고 강조했다.

A씨는 "동생이 자신의 억울함을 세상 사람들이 이렇게 알아주고 힘이 되어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을까요? 문득 오늘밤은 동생과 전화 통화라도 하고 싶은 날"이라며 "범죄자는 벌을 받고, 동생은 그 여자를 만나기 이전으로 돌아가 평범하게 살 수만 있다면 참 좋겠다는 부질 없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6일 낮 12시 25분쯤 경기 고양시 덕양구 모 오피스텔에서 이씨와 조씨를 붙잡았다. 이들은 지난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쯤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이씨의 남편 윤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씨가 윤씨 명의로 든 생명보험금 8억 원을 받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계곡 살인' 사건 피해자 윤모씨의 누나가 인터넷 카페에 올린 글. 인터넷 카페 캡처

'계곡 살인' 사건 피해자 윤모씨의 누나가 인터넷 카페에 올린 글. 인터넷 카페 캡처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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