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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 후 ‘후각 상실’… 뇌 조직 손상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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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감염돼 회복한 뒤에도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후유증은 대부분 1~2주 지나면 사라지지만, 한 달 이상 지속되 ‘롱 코비드(Long Covid)’에 시달리는 사람도 많다.
이런 가운데 대표적인 코로나19 감염 증상인 ‘후각 상실’이 뇌 조직 손상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병리학과 쳉-잉 호(Cheng-Ying Ho) 교수 연구팀은 2020년 4월~2021년 9월 사망한 코로나19 환자 23명을 부검한 결과, 후각이 상실된 사람들의 뇌에서 손상 증거를 발견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JAMA)가 공식 발간하는 신경학 분야 국제 학술지 ‘JAMA Neurology’에 실렸다.
호 교수팀은 코로나19 환자 23명과 대조군 14명을 부검해 뇌 기저부의 후각 조직 퇴행 정도와 후각 손실, 미세혈관병증 중증도를 분석했다.
코로나19 환자는 대조군보다 축색돌기 손상이 60% 더 심했고 미세혈관 손상 정도도 36% 정도 더 컸다. 코로나19 환자의 평균 축삭 병리 점수는 1.921로 대조군 1.198보다 높았다. 평균 미세혈관병증 점수가 1.907로 대조군 1.405보다 높았다.
이런 결과는 후각 이상이 나타난 코로나19 환자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후각 상실이나 이상이 있던 환자는 축삭 병리 점수가 2.26으로 그렇지 않은 환자 1.63보다 높았다.
미세혈관 손상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후각 이상을 보인 코로나19 환자는 중등도에서 중증 내피 손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러나 코로나19 중증도나 감염 시기, 코로나바이러스 유무와 연관성은 없었다. 후각 조직에서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가 검출된 환자는 3명 밖에 없었다.
호 교수팀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자체가 즉각적인 후각 이상을 유발하지는 않는다고 봤다. 이보다는 코로나19 감염 후 일어나는 염증 반응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호 교수는 “지금까지는 후각 뉴런과 후각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후각 이상을 일으킨다는 견해가 많았다”며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일어난 염증 반응이 뇌 기저부 후각 조직의 뉴런과 축색돌기를 차례로 손상시켜 후각구의 기능 장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호 교수는 “뇌 손상 정도가 대부분 경증에서 중등도 수준에 그쳤지만 일부 사례를 보면 후각 손상과 기능 장애가 영구적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앞서 영국 옥스포드대 연구팀도 코로나19 확진자 401명과 대조군 384명의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비교한 결과, 확진자의 뇌 회백질이 감소하고 뇌 노화 현상도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했다.
뇌 신경세포 대부분은 회백질에 분포해 있기에 해당 연구 결과는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진자들은 회백질이 대조군보다 0.2~2% 더 많이 감소했다.
확진자 뇌에서는 냄새 및 기억과 관련된 영역인 안와전두피질과 해마곁이랑의 회백질 두께가 얇아지는 등 변화가 있었다. 후각피질 영역의 손상과 뇌 크기의 전반적 감소 경향 등도 나타났다.
코로나19가 뇌를 타격할 수 있다는 또 다른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신경과학자 미셸 몬제 박사 연구팀은 비교적 가벼운 증상을 겪은 확진자의 뇌에서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 환자 뇌에서 나타나는 변화와 비슷한 현상을 발견했다.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후유증인 이른바 ‘브레인 포그(Brain fog)’ 증상이 독한 약물이나 방사선 치료를 받은 사람이 겪는 인지장애 현상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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