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 코비드’… 만성 기침, 일반 치료로 잘 듣지 않아

입력
2022.04.16 08:30
수정
2022.04.1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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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건강 칼럼] 송우정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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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 한두 달 사이 크게 늘면서 코로나19 후유증을 앓는 사람도 많아졌다. ‘롱 코비드(Long Covid)’로 불리는 코로나19 후유증은 코로나19 확진 혹은 추정 환자에서 발병 후 3개월이 지난 후에도 이상 증상과 징후가 지속되고 다른 진단명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환자 고통이 급성기에서 회복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고 기침, 피로, 호흡곤란, 후각 상실, 두통, 기억력 감소, 우울증, 불안 등 다양한 증상으로 지속된다. 반복되는 증상으로 불안감을 느끼는 환자들은 병원을 방문해 여러 검사를 받아보지만 명확한 진단이나 뚜렷한 해결책을 얻지 못한다.

코로나19가 남기는 여러 후유증 가운데 특히 기침은 사회적 영향이 아주 크다. 기침은 기관지와 폐를 보호하기 위한 반사 메커니즘이다. 한 번의 기침은 3,000개 정도의 비말(飛沫)을 발생시켜 주위에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수단이 된다.

주위 사람들에게 쉽게 표시가 나기 때문에 감염병 환자임을 낙인하는 결과를 초래해 환자를 사회적으로 고립시킬 수 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기침이 몇 주째 지속되는 환자를 적지 않게 만나고 있다. 어떤 환자는 기침이 나올까봐 지하철 타기가 무섭고 병원에 오기도 어렵다고 한다.

또 다른 환자는 여러 사람이 함께 탄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갑자기 기침이 나서 도중에 내리기도 하고 기침이 나올까봐 사람 만나기가 두렵다고도 한다.

이러한 환자들은 기침 반사가 예민하고 목이 가려운 기침 충동이 잦다. 또 목소리가 변하거나 코 가래가 비교적 흔히 동반되며 일반적인 기침 치료에 잘 듣지 않는다. 롱 코비드 기침 치료에 대한 연구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부족하다.

따라서 현재는 국내외 만성 기침 진료지침에 따라 기침 원인을 진단하고 치료할 것을 권장한다. 원인 질환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에는 현재 난치성 기침 치료에 적용되고 있는 기침 조절 약물이나 음성 병리 치료법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오미크론 확산세를 고려하면 올 4월 이후 롱 코비드는 본격적으로 우리 사회의 주요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보다 먼저 롱 코비드를 경험한 외국의 접근 사례를 참고해 우리도 롱 코비드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높이고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송우정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송우정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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