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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인가, 옥석 가리기인가"...헐값된 35억원짜리 N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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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뒤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같은 가치를 갖게 될 것이다."
가상화폐 기업가인 시나 에스타비가 지난해 전 세계 첫 트윗으로 알려진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의 대체불가토큰(NFT)을 290만 달러(약 35억 6,700만 원)에 구입한 이후, 시나 에스타비에게서 우러난 자신감은 상당했다. 이는 1년이 지난 시점인 지난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메시지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하지만 그의 장밋빛 전망은 1년 만에 보기 좋게 빗나갔고 잭 도시의 첫 트윗인 NFT 가치는 곤두박질쳤다. 실제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주 NFT 거래소인 오픈시에 나온 최고 입찰 가격은 현재까지 1만 달러(약 1,250만 원)에 그쳤다. 최근 침체된 가상화폐 시장의 분위기가 현장에서 그대로 확인된 모습이다. 출시 초반, 예술의 대중화를 이끈 혁신적인 투자 대상으로 평가됐던 NFT가 무가치한 그림 파일로 전락한 양상이다. 이에 따라 NFT에 대해 형성됐던 '묻지마식 투자'에 대한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NFT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JPG 파일이나 동영상 등 콘텐츠에 고유한 표식을 부여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자산이다. 복사 가능한 디지털 작품이지만, 가장 먼저 생성된 진품이란 사실까지 인증할 수 있단 점에서 희소가치가 부여된다. 이에 게임 아이템을 시작으로 음악, 미술, 스포츠 저작권 등 각종 콘텐츠가 NFT로 재탄생하면서 투자 붐이 일었다. 지난해 3월, 잭 도시의 첫 트윗인 NFT가 290만 달러에 낙찰된 배경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상자산에 대한 의구심이 이어지면서 NFT 역시 거품이란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실제 헐값이 된 NFT는 잭 도시의 첫 트윗뿐이 아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나온 ‘펭수의 하루’라는 NFT 작품은 판매 희망가가 1,888이더리움(74억 원)이었지만, 현재 최고 제안가는 0.02이더리움(7만5,000원)에 불과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월 들어 NFT 거래소인 오픈시의 거래량이 지난달 고점 대비 80% 급감했고, NFT 평균 판매 가격도 지난해 11월에 비해 48% 이상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NFT의 가치 급락 배경은 거래 수단인 가상화폐 시장의 위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NFT 거래에 가장 많이 사용 중인 이더리움의 경우 지난해 11월 고점 550만 원에서 현재 370만 원대로 떨어졌다. NFT가 단순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대거 풀린 유동성 수혜를 본 투기 상품의 하나라는 지적도 부정적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메타버스 시대가 다가온 만큼, NFT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명품 가방이나 시계가 수천만 원에 거래되는 것처럼 온라인 공간에서 명품 NFT가 등장하고 거래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실제 메타, 아마존, 삼성전자 등 글로벌 주요 기업들도 NFT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NFT 거래소를 운영하는 등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NFT 시장에서도 이젠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창펑쟈오 최고경영자(CEO)는 포춘과 가진 인터뷰에서 "인터넷도 초기에는 거품이었고 결국 터졌지만, 인터넷은 사라지지는 않았다"며 "더 많은 아티스트들이 NFT 업계에 진출하면서 품질이 향상되고 시장이 커지는 만큼 NFT라는 기술 자체는 충분히 강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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