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판박이' 정호영 논란... 윤 당선인 측 "지켜보겠다"지만 난감함도

입력
2022.04.1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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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 측 "본인이 떳떳하다는 입장"
민주당 "조국 때와 같은 잣대 적용해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력직인수위원회로 출근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력직인수위원회로 출근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자녀들에 대한 '아빠 찬스' 논란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신임 의사를 밝혔다. 정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이 청년들에게 '공정' 논란을 촉발시킨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때와 닮은꼴이란 점에서 국민의힘에서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정 후보자를 1기 내각 후보자 중 가장 약한 고리로 판단하고 자진 사퇴 촉구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15일 정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국회에서 검증이 이뤄질 때까지 잘 지켜볼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정 후보자 본인이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 떳떳한 입장에서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후보자의 소명을 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자에게) 무리한 프레임을 씌우지 말라는 차원에서 경북대 측에 철저한 소명자료를 요구했다"며 "경북대가 성적 등 일체 자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과 경북대 의대 교수로 재직 당시 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 과정을 두고 불거진 특혜 의혹에 대한 소명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尹 스타일상 먼저 지명 철회 않을 것"

인수위 안팎에선 윤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에 비춰볼 때, 일단 정 후보자를 안고 갈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당선인은 신임하기로 했으면 누가 뭐라 하든 끝까지 신임한다"며 "먼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할 가능성은 적다"고 했다. 더욱이 지명 이틀 만에 지명을 철회한다는 것은 인사 검증이 미흡했다고 자인하는 꼴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외견상 윤 당선인 측은 지명 철회엔 선을 긋고 있지만, 인사청문회를 치러야 하는 국민의힘 측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해도 정 후보자의 의혹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측면이 많다"며 "사퇴 가능성도 열여 둬야 한다"고 했다. 정 후보자 관련 의혹들은 조 전 장관 자녀들의 논란을 연상시키고 있는 만큼 '공정'이라는 뇌관을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이 과거 조 전 장관을 이러한 논리로 가열차게 비판했다는 점도 '내로남불' 비판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만약 잇단 의혹에 대한 해소 없이 '40년 지기'인 정 후보자 거취에 대한 결단을 미룬다면, 윤 당선인이 강조해온 '공정'이란 가치도 상처를 입는다.

민주당 "조국에 적용한 잣대 적용하라"

민주당은 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만약 윤 당선인이 조국 전 장관에게 적용한 잣대를 자신과 측근에게 적용하지 않는다면 국민이 나서서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9명도 이날 경북대병원을 방문해 홍원화 경북대 총장을 면담하고 정 후보자 자녀들에 관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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