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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담 주고받은 尹·安, 갈등 봉합 연출에도 불씨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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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5일 덕담을 주고받으며 공동정부를 둘러싼 갈등을 수습했다. 안 위원장의 업무 보이콧 하루 만이다. 다만 안 위원장은 "공동정부 정신이 훼손될 만한 일이 있었다"는 말을 남겼고, 갈등 배경인 '인선'에 대한 양측의 인식에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향후 장·차관급 및 공공기관 인선,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후 지분 정리 등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는 셈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 참석해 "안 위원장을 비롯해 인수위원들이 밤낮 없이 고생하는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국정과제) 내용이 아주 충실하고 제 마음에도 흡족하다"고 했다. 인수위 전체에 대한 감사를 표하면서 최근 안 위원장과 불거진 갈등설을 진화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안 위원장도 "당선인이 회의에 이렇게 많이 참석해 주신 인수위는 지금까지 역사상 없었다"며 화답했다.
안 위원장은 그럼에도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윤 당선인의 1기 내각 인선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은 것이다. 그는 인수위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인수위원장으로서 업무는 최선을 다해 완수할 생각"이라면서도 "공동정부 정신이 훼손될 만한 일이 있었다"고 했다. 구체적인 설명은 삼갔지만, 자신의 추천 인사를 배제하고 인선 내용을 공유하지 않은 사실을 지칭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당선인과 전날 만찬 회동을 계기로 자신의 입김이 커질 분야도 거론했다. 안 위원장은 "향후 인사라든지 정책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기로 했다"며 "특히 보건·의료, 과학기술, 중소벤처, 교육 분야에 대해선 제가 전문성을 갖고 더 깊은 조언을 드리고 관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관 인선 땐 '패싱' 논란이 있었지만, 회동을 통해 향후 인사와 정책 결정 과정에 발언권을 존중받기로 했다는 뜻으로 읽혔다.
윤 당선인 측은 다소 결이 다른 반응을 보였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안 위원장의 '관여' 발언에 "관여는 의견 제시"라며 "중소벤처, 과학기술 분야에 전문성이 있으니 정책 방향성을 많이 개진하실 것이다. 지금까지도 그렇게 해오셨다"고 했다. 현재까지의 역할에서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취지였다. 인선에 대해선 "합당이 되면 정권 창출의 뿌리인 정당이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것"이라며 "누구 추천으로 몇 명 들어갔다는 게 이제 별로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에 남은 인선 과정에 안 위원장의 뜻이 어느 정도 반영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국무위원(내각)에 포함되지 않지만 장관급인 금융위원장·공정거래위원장 등은 물론 대통령실과 각 부처 등에 장·차관급 인선이 남아 있다. 다만 대통령실 인선은 윤 당선인의 뜻이 절대적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고, 각 부처 차관은 '부처 장관들이 추천한다'는 원칙을 세워둔 만큼 안 위원장 측 인사가 어느 정도 배치될지는 미지수다.
합당 과정이나 6·1지방선거 공천 등에서 국민의당의 지분을 얼마나 보장하는지도 관건이다. 정치권에선 전날 갈등 봉합 과정에서 국민의당이 지분을 좀더 배려받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이날 이철규 당선인 총괄보좌역을 국회로 보내 '원활하고 조속한 합당을 위해 노력해달라'는 의지를 전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양측 간 '공동정부' 약속을 "쇼윈도 부부의 의미 없는 쇼"라고 폄하하며 틈새를 파고들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한 번 금 간 그릇은 반드시 깨진다"며 "공동정부를 깨면서까지 제 식구를 챙기는 윤 당선인의 인사 폭주와 오만과 독선이 변하지 않는 한 공동정부 복원은 언감생심"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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